[앵커]
보험금 수억원을 챙기려고 온몸이 마비된 행세를 한 30대가 붙잡혔습니다. 무려 10년 동안을 그랬습니다. 의사도, 판사도 전부 속았습니다.
최하은 기자입니다.
[기자]
다리를 들어올려 신발끈을 고쳐 맵니다.
문은 개폐 버튼을 발로 차 엽니다.
발을 세게 굴러 그네를 타기도 합니다.
10년 동안 사지가 마비된 환자 행세를 했던 36살 정 모씨입니다.
정씨는 지난 2007년 가벼운 접촉 사고로 입원한 뒤 팔다리가 마비된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사지 마비 진단 의사 : 보호자가 항상 (휠체어) 끌고 다녔고요. 계속 식사할 때 입으로 떠먹여 주고, 소변도 못 봐서 관 넣어서…]
보험설계사인 어머니와 함께 보험금을 노리고 사기극을 꾸민 겁니다.
[경찰 관계자 : 보험상품을 보면, 사지 마비 1급 후유 장애 진단받으면 보험금이 가장 많아요. 사망 전 단계예요.]
모녀는 보험금 3억원을 챙겼고, 21억원을 더 받기 위해 소송도 벌였습니다.
증세를 직접 확인하러 나온 판사까지 속여 1심에서 승소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10년 동안 병원 14곳을 옮겨다녔습니다.
병실에서는 커튼을 치고 생활해 사람들을 속였습니다.
지난해 5월에야 화장실에서 걸어 나오는 정 씨를 다른 환자가 발견하면서 사기 행각이 들통났습니다.
정씨는 집 앞을 걸어가다 제보를 받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보험 사기 혐의로 체포하는 거고요…]
경찰은 관계 기관과 함께 비슷한 유형 범죄 수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화면제공 : 경기북부지방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