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 여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 달 숙박료를 내고 지내는 '쪽방식 여관'은 서울에 아직 많은데 이런 곳들 대부분이 사실상 화재 안전 사각지대입니다.
박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대피로는 없었고 기본적인 소방 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았습니다.
언제 대형 참사가 나도 이상하지 않은 구조였습니다.
화재가 난 종로 여관과 여건이 비슷한 쪽방식 여관들을 찾아가 봤습니다.
군데군데 소화기가 있지만 점검 주기표는 붙어있지 않습니다.
그나마 주기표가 붙은 소화기의 마지막 점검일자는 2014년입니다.
스프링클러가 있어야 할 곳엔 성능이 약한 분말 분사기를 달았습니다.
그나마 이정도 시설이 있는 곳도 드뭅니다.
4층 이상 숙박시설은 스프링클러를 반드시 갖춰야 합니다.
하지만 오래된 쪽방식 여관 대부분은 2층 이하입니다.
[여관 관계자 : (스프링클러는) 비용이 많이 들죠. 여기 다 30~40년 오래된 건물들인데…]
대다수가 목조식이고 불연재를 쓴 곳은 찾기 힘듭니다.
화재 피해를 입은 한 쪽방입니다.
보시다시피 문과 기둥이 이렇게 나무로 이뤄져 있습니다.
지붕을 보면 비닐이 덧대어져 있는데 비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불에 잘 타는 소재이다 보니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설이 좀 더 나은 여관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복도 천장에는 화재 감지기가 없고 비상구 등은 꺼져 있습니다.
화재 경보기는 있지만 시험 가동을 해 본 적은 없습니다.
[여관 관계자 : (테스트) 안 해봤어요. 겁이 나서 손도 못 댔어요. 할 줄 몰라서…]
여관 주변 소화전은 자물쇠로 잠겨 있습니다.
불법 주차 차량에 막혀 있기도 합니다.
서울 시내 목조 건물 밀집지역이나 쪽방촌 등 화재경계지구로 지정된 곳은 모두 21곳. 주택 수는 2500여 호에 이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