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성우 전 다스 사장과 권모 전 전무가 1999년과 2000년 제주도에 6만㎡ 그러니까 1만 8000여 평의 땅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사실을 JTBC가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공동 명의로 땅을 사고 서로의 땅에 근저당을 해두는 등 본인들이 직접 투자했다고 보기 힘든 정황들이 곳곳에 포착됐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BBK 설립 직후 사들였던 이 땅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먼저 전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제주 바다가 훤히 보이는 서귀포시 호근동 일대입니다.
올레길 7번 코스를 끼고 있고, 경치가 좋아 곳곳에 고급 빌라와 리조트들이 들어섰습니다.
관광단지인 호근동에서도 눈에 띄는 건 이명박 전 대통령 최측근인 김성우 전 다스 사장 명의의 푸른색 기왓집입니다.
김 전 사장과 권모 전 전무가 현재 호근동에 보유한 땅만 4만㎡에 달합니다.
이들이 땅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시기는 1999년과 2000년입니다.
BBK가 설립되고 다스가 BBK에 거액을 투자할 무렵입니다.
[인근 주민 (음성변조) : 얼굴도 몰라. 아무것도 몰라. 이름도 모르고. 그 사람들이 와서 토지 많이 샀다는 것만 알지.]
이들이 호근동에 사들인 땅은 현재 시가 300억원에 이릅니다.
그런데 부동산 등본을 보면 일반 상식으로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곳곳에 드러납니다.
9개 필지를 김성우 사장과 권씨 두 사람이 지분 형태로 공동 소유했는데 가족 관계가 아닌 이상 드문 경우입니다.
특히 두 사람은 상대방 명의의 땅을 담보로 돈을 빌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자기 명의 땅이라도 쉽게 처분할 수 없습니다.
[안원구/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집행위원장 : 빌린 사람과 담보 제공자를 다르게 해서, 그 사람들이 실제로 못 팔게…차명 소유인들이 재산을 차명으로 올려놓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이 때문에 인근 부동산 업자와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이름도 언급됩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 (음성변조) : 실질적인 주인은 이명박이다. 명의만 딴 사람으로 돼 있고…그런 땅 많아요. 여기(제주도)에.]
이들이 제주도에 보유한 땅은 호근동만이 아닙니다.
현재 서귀포에 취재진이 확인한 땅만 모두 6만㎡, 시가는 최소 600억원이 넘습니다.
다스 설립부터 BBK 투자까지 주도했던 두 사람이 제주도에 대규모 땅을 사들인 배경에 대해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