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치적 스승이라 불리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원전 제로 법안을 발표했습니다. "원전 옹호 세력에게 유린 당하고 있다"는 표현을 쓰면서, 후계자를 비판했습니다.
도쿄에서 서승욱 특파원입니다.
[기자]
일본의 한 시민단체가 모든 원전의 즉각적인 가동 중단과 원전 증설 금지, 수출 중지를 골자로 한 원전 제로 기본법안을 발표했습니다.
기자회견장에 가장 목소리를 높인 것은 이 단체 고문을 맡고 있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였습니다.
총리 시절 지금의 아베 총리를 자민당 간사장, 관방장관으로 기용하며 후계자로 키웠던 정치적 스승입니다.
그가 이 날은 가차 없이 후계자를 비판했습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전 일본 총리 : 지금까지의 언동을 보면 이제 아베 정권에선 원전 제로 정책을 진전시키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원전의 재가동과 해외 수출에 적극적인 아베 총리의 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 수위는 회견이 진행되면서 점점 더 올라갔습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전 일본 총리 : 아무리 돈을 쓰더라도 원전을 유지해야 한다는 세력에게 유린당하고 있는 게 너무 분해 참을 수가 없습니다.]
고이즈미는 입헌민주당 등 야당들과 법안 처리를 위해 연계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법제화까지는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아베와 자민당이라는 벽을 넘어야 합니다.
최근 아베 총리는 TV에 출연해 고이즈미를 존경하는 인물로 꼽았습니다.
하지만 원전에 대한 큰 입장 차이는 두 사람의 사제관계를 더욱 갈라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