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과 아랍에미리트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특사로 갔던 것일까, 한 달 넘게 각종 추측과 오보가 난무했지요. 이같은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의 국방 책임자였던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이 JTBC 취재팀을 만나서 아랍에미리트와 맺은 비밀 군사협정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이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JTBC 취재진을 만난 김태영 전 장관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와 맺은 비밀 군사협정에 '유사 시 한국군 자동개입 조항'이 들어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UAE 원전 수주가 급했기 때문에 국회 비준 절차를 거치지 않고 협정을 체결해줬다는 겁니다.
[김태영/전 국방부 장관 : 국회 분위기가 항상 일단 정부에서 뭐했다 하면 일단 반대하는 쪽으로 하잖아요. (그래서) 비준을 안하는 쪽으로 생각한 거예요. 모든 책임은 내가 질 테니까.]
정말로 군대를 파병해야 할 일이 UAE에 생기면 그때 비준을 받으려고 했다는 게 김 전 장관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헌법상 파병 협정은 체결 단계 때부터 국회 비준 사안입니다.
김 전 장관은 파병이 현실화했을 때 비준이 안 되면 어쩌려고 했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김태영/전 국방부 장관 : 어쩔 수 없는 거죠. 국회에서 가령 절대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거죠.]
이럴 경우 UAE는 협정 위반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김 전 장관은 이 같은 사안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김태영/전 국방부 장관 : (이명박 전 대통령한테는) 보고 안했어요. 대통령은 모르시죠. 대통령께서는 그런 세세한 것까지 부처의 사항을 알 순 없잖아요.]
뒤늦게 이 내용을 공개하는 이유는 현 정부가 문제를 수습하는걸 도와주기 위해서라고 주장했습니다.
[김태영/전 국방부 장관 : (내가 지금 말하는 건) 정부가 수습을 하려고 애를 쓰는데, 정부 수습에 도움을 줘야 할 거 아니에요.]
하지만 김 전 장관은 현 정부가 수습에 나선 것 자체는 잘한 일이 아니라는 주장도 폈습니다.
송 장관과 현 정부가 비밀협정에 손을 대려 한 게 국익에 반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