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포항의 한동대학교에서 열린 한 페미니즘 관련 강연회 때문에 여러 학생이 징계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관련 교수는 재임용에서 탈락했습니다. 토론회가 동성애와 성매매를 다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대학내 사상과 토론의 허용 범위를 놓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18일 한동대의 한 학술 동아리 주최로 성노동과 페미니즘이라는 주제의 강연회가 열렸습니다.
여성학자 등이 초청돼 성매매를 바라보는 시각과 동성애 등 성정체성의 자유에 대한 의견이 오갔습니다.
그런데 강연회 후 학교 측은 학생지도위원회를 열어 주최한 학생에 대해 징계여부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강연을 보고 후기를 적은 학생도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SNS에 올린 글과 댓글까지 뒤졌고 학생 한 명의 연애사를 동의 없이 공개했습니다.
[강연 참여 학생 : 잘못된 사람인 것처럼 징계사유로 넣는 것을 보면서 내가 계속 학교에 다녀야 하는 것인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지목된 교수는 재임용이 거부됐습니다.
한동대는 지난해 국내 대학 최초로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학내에서 사상과 신념에 대한 토론이 학교가 정한 범위 내로만 제한되는 게 타당한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대옥/한동대 교수 : 다양한 학문적 토론과 냉철한 비판적 사유 등이 보장되어야 대학으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측은 아직 징계절차가 진행 중이며, 재임용 탈락은 교수의 평가 점수가 낮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