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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돌아온 장고…부활을 위한 몸부림'

입력 2018-01-08 21:59 수정 2018-01-09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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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그는 다시 변호인을 불러들였습니다. 오랜 시간 사법부를 부정하던 그가, 자신이 고용한 변호인도, 국선변호인도 모두 내친 그가 이제 와 다시 자신의 심복인 변호인을 불러들인 이유는 무엇인가.

좀 번거롭더라도 얘기는 약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79년 10.26 이후 주인 잃은 청와대 금고에서는 출처 모를 '뭉칫돈'이 발견됐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1989년 검찰이 발표한 5공 비리 수사 결과에 따르면 전두환 씨는 청와대 금고에 있던 9억 6000만 원 가운데 전직 대통령의 딸에게 6억 1000만 원을 전달하고 영수증까지 받았다고 하지요.

그렇다면 돈을 받은 사람은 당시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박정희 대통령이 쓰다 남은 돈이다… 생계비로 쓰라고 전해줘서 감사하게 받아 나왔다" (2007년 7월 19일)

지금의 가치로 따진다면, 많게는 300억까지 추정되는 이른바 '생계비'… 그는 후일 대선 토론에서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경황이 없어서 받은 돈… 사회 환원하겠다" (2012년 12월 4일)

어쩌면 그 뭉칫돈을 받아 청와대를 나온 그 순간부터 공화국의 비극은 시작된 것은 아니었을까. 

기 치료비, 미용 시술비, 의상비, 대포폰비, 심지어 수족의 휴가비로까지 사용된 돈의 액수를 합치면 36억 5000만 원이었습니다.

옷 가게에 걸린 봄옷의 가격표를 만지작거리고 사과 한 알을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내려놓기를 반복하고 아이에게 사줄 책값조차 망설이며 살아온 시민들이 한 푼, 두 푼 모아서 만들어낸 세금이었습니다.

그동안 재판부를 무시하며 꿈쩍도 하지 않았던 그는 환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지금에서야 떠났던 변호사를 다시 불러들였다 하니…

다시 사법체계로 돌아온 이유가 정말 그 때문이라면 여전히 그는 그 돈에 대해서 대통령이 마땅히 써야 할, 오직 국가를 위한 비용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일까.

"황상께서 옷을 한 벌 낭비하시면 민간의 백성 수십 명이 추위에 떨 것입니다…"

중국 명나라의 재상 장거정은 어린 나이에 왕위를 물려받은 만력제에게 간언했습니다. 귀담아듣지 않았던 왕은 결국 백성을 외면했고… 나라의 멸망을 재촉하게 되지요.

그리고 21세기의 이 땅에서 데자뷰처럼 진행됐던 일들…

그래서 결국 돌아온 변호인 앞에 놓인 것들은 기 치료비, 미용 시술비, 의상비, 대포폰비… 항목도 요상했던 현란한 명세서들입니다.

과연 돌아온 변호인은 그의 의뢰인이 처한 이 난국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을까… 돌아온 장고처럼 말입니다.

오늘(8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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