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과 이우현 의원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오늘밤(3일) 결정됩니다. 최 의원은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이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죠. 오늘 여당 발제에서는 관련된 속보를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지난 연말 각종 시상식 지켜보신 분들 많으실텐데요. 2018년 새해에는 어느 시상식보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타이틀이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첫 현역의원 구속'이라는 불명예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요?
두 명의 후보가 노미네이트됐습니다. 먼저 '국정원 특수활동비' 최경환 의원. 4선 중진으로 박근혜 정부 '정권 실세'로 불린 최 의원은 국정원 특활비 축소를 막아주는 대가로 특활비 1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11일 구속영장이 청구돼 후보에 오른 뒤 23일 만에 결과를 앞두고 있죠.
두 번째 후보입니다. '불법 정치자금' 이우현 의원. 재선 의원으로 4선 최 의원에게 선수로는 다소 밀리지만 약 20명의 지역 인사와 사업가들로부터 13억 원을 받은 혐의 등 뇌물 규모로는 실세 못지 않은 체급이라 평가됩니다. 그렇다면 레드카펫, 아니 법원 포토라인에 선 후보자들의 심경을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최경환/자유한국당 의원 : (국정원 특활비 1억 수수 인정하시나요?)…]
[이우현/자유한국당 의원 : (아직도 보좌관이 다 하셨다고 생각하시나요?) 죄송합니다. 아니, 성실히 답변하겠습니다. (어떤 점 주로 소명하실 건가요?) 네, 성실히 답변하겠습니다.]
두 의원 모두 상당히 긴장한 표정입니다. 특히 그동안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던 최 의원의 '끄덕'은 무슨 의민지 궁금한데요. 다시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최경환/자유한국당 의원 : (특활비 인정…아까 인정하신다고 끄덕거리셨는데 그거 계속 인정하시는 거예요?)… (인정하시는 거예요?)…]
인정한다는 의미는 아니였던거 같고요. 일단 최경환 의원은 강부영 판사가, 이우현 의원은 오민석 판사가 영장 심사를 맡는데요.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는 구속 수사를 주장하는 검사와 혐의를 부인하며 방어권을 강조하는 피의자들 간의 공방이 예상됩니다.
과거 두 의원들의 국회 발언을 통해 심문 '스타일'을 예측해 보겠습니다. 우선 최경환 의원은 '발끈형'입니다.
[홍종학/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2015년 9월 15일) : 부총리께서 이제 의견을 얘기해 주시죠.]
[최경환/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15년 9월 15일) : 제가 7초 만에 답변을 다 드릴 수가 없네요.]
[정희수/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 (2015년 9월 15일) : 우리 장관께서 이렇게 질문 핵심 되는 것만 간단하게 한번 답변을 주시죠.]
[최경환/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15년 9월 15일) : 아니, 뭘 답변을 하라는 겁니까? 제가 지금 머리가 나빠 가지고요. 7분 동안 계속 말씀하시니까 뭘 답변해야 될지를 모르겠어요.]
다음, 이우현 의원은 기억하실 겁니다. '필리밥스터'라는 조롱이 나왔던 2016년 9월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당시 새누리당 마지막 주자였죠. 국무위원들 답변 시간이 무제한이라는 점을 이용해 100분간 단상에 올랐죠. 이름하여 '지연형'입니다.
+++
[이우현/자유한국당 의원 (2016년 9월 23일) : 총리님 나와주시기 바랍니다.]
환경부 장관
행자부 장관
자꾸 늦춰봐야 소용없어~
빨리해!
됐고!
노동부 장관
보건복지부 차관
다음은 다음은 다음은
법무부 장관
교육부 총리님
여가부 장관님 나와 주시기를 바랍니다.
+++
과거 발언이었다는 점, 재차 말씀드리고요. 아무튼 문재인 정부 첫 현역 의원 구속이라는 타이틀은 누가 쥐게 될까요? 물론 둘 다 기각돼 수상자가 없거나, 둘 다 발부 돼 공동수상 가능성도 열려있습니다.
친박 의원들이 구속 기로에 선 가운데 박근혜 없는 박근혜 재판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당초 이달 초중순에는 끝날 것으로 보였지만 끝없이 길어지고 있는데요. 바로 증인 신문 때문입니다. 오늘과 내일 GS, 한화, KT 등 대기업 관계자들에 대한 심문이 열립니다. 8일과 9일엔 임원들이, 11일에는 대기업 총수 4명이 한 날 증언대에 섭니다. 롯데 신동빈 회장도 15일 출석합니다.
사실 앞서 심문이 진행됐거나, 다른 재판에서 당사자, 증인 진술을 했기 때문에 이를 증거로 채택하면 됩니다. 하지만 국선변호단이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다시 부를 수밖에 없다는 게 검찰 측 설명입니다.
끝으로 오늘 1월 3일이죠. 새해 다짐을 세우신 분들은, 오늘이 바로 그 힘들다는 사흘째죠. '작심삼일'의 기로에 선 날인 셈인데요. 3년 전인 2015년 새해 박근혜 정부 국무위원들이 세웠던 다짐과 박 전 대통령의 조언 들어보시며 발제 마무리하겠습니다.
[김희정/전 여성가족부 장관 (2015년 1월 20일) : 담배 끊으신 분이 두 분 계시다고. (아니요, 세 분…]
[최경환/자유한국당 의원 (2015년 1월 20일) :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금연) 두 번 실패했다가 이번에 삼 세 판입니다. 이번에 꼭 끊어야 됩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2015년 1월 20일) : 새해 뭐 '작심삼일'이라는 얘기가 있잖아요. 그런데, 작심삼일을 극복하는 길은…3일마다 결심을 하면…]
네 저도 3일마다 결심을 꼭 하도록 하겠습니다. 발제 마무리하겠습니다. <방탄 보호막 걷힌 최경환·이우현…곧 구속 여부 결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