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이스피싱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지하철 물품 보관함과 외국인까지 동원된 범죄가 등장했습니다. 통장이 범죄에 쓰였다면서 돈을 보관함에 넣어두면 검사가 이를 찾아서 확인해줄 거라고 속였습니다. 하지만 돈은 말레이시아에서 온 공범들이 챙겼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한 여성이 머뭇거리다 지하철 물품보관함에 뭔가를 넣습니다.
잘 잠겼는지 다시 문을 흔들어봅니다.
곧 이어 나타난 한 남성이 물건을 재빠르게 꺼내 가방에 구겨넣습니다.
이 남성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는 말레이시아인 A씨입니다.
피해 여성은 이 물품보관함에 700만원을 넣은 채 다른 곳으로 이동해 연락을 기다렸습니다.
보이스피싱인 줄 알고 다시 돌아와 보니 이미 보관함은 이렇게 텅 비어있었습니다.
중국에 근거지를 둔 전화 사기단은 검사를 사칭했습니다.
통장이 범죄에 이용돼 문제가 생겼으니 먼저 현금을 인출해 물품 보관함에 두면 수거해 조사하겠다고 속였습니다.
이렇게 피해를 입은 사람은 한 달 간 17명입니다.
[김모 씨/피해자 : (사기단이 알려준 사이트가) 실재하는 검찰청 사이트랑 비교했을 때 정말 똑같이 생겼었고. 제 이름이랑 생년월일만 치니까 제가 연루돼 있다는…]
범죄에 가담한 말레이시아 인들은 한국에 가면 큰 돈 벌 수 있다는 소셜미디어 광고를 보고 입국했습니다.
경찰은 말레이시아인들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하고, 보이스피싱 조직을 쫓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경기 고양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