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30일) 뉴스룸은 훈훈한 소식으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혼자 사는 할머니가 음식 준비를 하다 손가락이 잘렸습니다. 마침 휴가를 나온 군인이 응급치료를 돕고, 수술이 끝날 때까지 할머니 곁을 지켰습니다. 무사히 수술을 마친 할머니는 따뜻한 밥 한 끼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고 합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두 손을 꼭 쥔 할머니가 맨발에 슬리퍼만 신은 채, 허겁지겁 아파트 엘리베이터로 들어섭니다.
경기도 일산에 홀로 사는 75살 박광자 할머니가 음식을 만들다 실수로 왼쪽 검지 끝 부분을 자른 겁니다.
119에 신고할 틈도 없이 들어온 동네 약국, 한 남성이 따라들어옵니다.
안절부절하는 할머니의 옆에 앉아 지혈을 돕습니다.
이후 약국에 도착한 구급차에 함께 탑니다.
차 안에서도 할머니 걱정에 눈을 떼지 못합니다.
육군 특전사 복무 중 휴가를 나왔던 23살 김우주 하사입니다.
봉합 수술을 위해 절단 부위를 직접 찾아 의료진에게 전달하고, 5시간에 걸친 수술이 끝날 때까지 병원에서 기다렸습니다.
김 씨의 빠른 응급 조치로 할머니는 수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박광자 할머니 : 들어가라고, 들어가라고 해도 안 들어가. '됐습니다. 괜찮습니다.' 우주가 하는 말이…걔는 그 말밖에 안 해.]
김 씨 어머니는 아들의 행동이 당연한 일이라며 칭찬을 아낍니다.
[조성순/김우주 씨 어머니 : 우리 애는 동네에서 나고 자랐어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거를 뭘…]
부대로 복귀한 김 씨는 오히려 취재진에게 할머니 건강을 물어왔습니다.
할머니는 다음 날 김 씨 가족에게 뜻한 밥 한 끼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화면제공 : 경기 일산소방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