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조세회피처에서 온 자금 때문에 주식시장의 피해도 큽니다. 손실 처리된 투자금이 어디로 갔는지 행방을 찾을 수 없고, 이런 경우 책임도 물을 수 없습니다.
전영희 기자입니다.
[기자]
지문인식 전문기업인 아이이가 홍콩 재벌 2세 소치온씨에게 인수된 것은 지난 2012년입니다.
이후 신규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나서며 주가도 크게 뛰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한 모바일 광고 회사를 인수하겠다며 1000억 원대의 투자금을 추가로 유치했습니다.
그런데 인수한 회사의 주주는 버진아일랜드 국적의 페이퍼컴퍼니였습니다.
문제는 페이퍼컴퍼니로 흘러간 투자금 대부분이 손실처리되며 사라진 겁니다.
[아이이 주식 투자자 : 들어보지도 못한 나라에 실체 없는 회사를 통해 1000억원이라는 큰 자금의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 고도의 금융기법으로 포장한 금융사기극에 지나지 않습니다.]
최근 5년간 17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한 아이이는 지난 20일 코스닥에 퇴출됐습니다.
대표였던 소치온은 홍콩으로 출국했습니다.
현재 피해자만 1만7000여 명, 피해 규모도 1000억 원이 넘습니다.
[아이이 주식 투자자 (음성변조) : 이혼까지 하면서 가정파탄이 나는 경우도 생기고 있고요. 노숙자 신세로 전락하는 상황까지 일어나는 주주도 있습니다.]
회사 측은 "투자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불법 행위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서울지방국세청 국제조사관리과도 조세회피처로 흘러간 자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달 초 국세청은 조세회피처를 통해 돈을 숨기거나 탈세한 사람들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조세회피처 국적의 투자자가 국내에 투자한 주식은 100조 원이 넘습니다.
전문가들은 소액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더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