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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장자연 리스트' 공개될까…검찰, 재조사 검토

입력 2017-12-26 18:57 수정 2018-01-09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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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의 부적절한 사건 처리 의혹을 조사하는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탤런트 고 장자연 씨 사건 재조사 검토에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물론 실제 재조사 결정이 최종적으로 내려지기까지는 더 논의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장자연 사건, 아시다시피 2009년 탤런트 장 씨가 유력 인사들의 접대를 강요받아 오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사건이었죠. 당시 수사가 이뤄졌지만 일부 인사들에 대한 봐주기 의혹이 제기된 바 있었습니다. 오늘(26일) 양 반장 발제에서는 관련 소식과 여러 정치권 뉴스를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2009년 3월 7일 저녁 7시 40분, 경기도 분당의 한 자택에서 자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보니, 20대 여성이 자택 계단에 목을 맨 채 숨져있었습니다. 그 여성 알고 봤더니, 한창 방영 중이던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조연으로 출연했던 탤런트 장자연 씨였습니다. 자살 당일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우울증에 따른 단순 자살로 끝나는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장 씨의 전 매니저 유모 씨가 "장 씨 친필 유서가 있다"고 폭로했고, 곧바로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라는, 장 씨의 친필문건, 또 성접대를 폭로하는 유서 내용 일부가 공개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로 커지게 됩니다. 특히 유서에는 "연예기획사 관계자, 대기업·언론사 관계자에게 31명에게 100여 차례 이상 술접대와 성상납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충격을 안겼죠. 그의 유서 중 한 대목입니다.

[고 장자연 유서 (음성대역) : PD들, 감독들, 재벌, 대기업, 방송사 관계자 등이 날 노리개 취급하고 사기 치고 내 몸을 빼앗았어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지 미쳐버릴 것 같아요.]
 
보시는 것처럼, 장 씨 사건은 '노리개'라는 이름으로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사안의 성격이 이렇게 뒤바뀌자 수사당국도 본격 수사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당시 검찰은 기획사 대표와 매니저만 불구속 기소하고 정작 장 씨를 죽음으로 내몰았을 가능성이 큰, 접대 대상이었던 유력인사 10명에 대해서는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습니다. '성상납' 의혹은 어느새인가 자취를 감추고 말았죠. 검찰 과거사위는 재조사 확정 단계는 아니라고 말을 아끼지만,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결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주간지 '시사저널'에서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이 한 폐기물 처리업체 대표 박모 씨에게 호주 로또 사업권을 명목으로 50억 원을 편취했다" 보도했습니다. 당연히 서청원 의원은 "사실무근" "박 씨가 누군지도 모른다" 발끈했고, '시사저널' 발행 및 배포금지 가처분신청도 냈죠. 하지만 법원은 "보도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소명이 부족하다"면서 기각하면서 시사저널의 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시사저널', 오늘 2탄 공개했습니다. 돈을 줬다는 박모 씨와 서청원 의원 간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겁니다. 통화 시기는 서 의원이 당 대표 경선 출마했던 2014년 7월 14일 전당대회 직후였습니다. 서 의원은 박 씨가 누군지 모른다고 했다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과 은밀한 얘기도 서슴지 않는 서청원 의원의 친화력, 이랬다는 겁니다.

[서청원/자유한국당 의원 (음성대역) : 안녕하십니까, 서청원입니다]

[박모 씨/폐기물처리업체 대표 (음성대역) : 아이고 의원님, 박 사장입니다. 하하하]

[서청원/자유한국당 의원 (음성대역) :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이에요. 저기 여러 가지로 내가 죄송합니다]

[박모 씨/폐기물처리업체 대표 (음성대역) : 아이고 의원님,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좀 여유롭게 도와드렸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서청원/자유한국당 의원 (음성대역) : 제가 식사 한번 하시게 모실게요]

[박모 씨/폐기물처리업체 대표 (음성대역) : 아이고, 그래 주시면 영광이겠습니다.]

보신 것처럼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오랜만"이라고 하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여러 가지로 죄송하다"고도 합니다. 통화 상대방인 박모 씨는 "여유롭게 도와드렸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시사저널'은 박 씨가 서 의원의 당대표 경선자금을 지원했고, 서 의원 역시 그걸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서청원 의원과 박 씨는 식당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다정하게 술잔을 들고 사진까지 찍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더 노골적인 녹취록도 있습니다. 이번 통화는 당 대표 경선 직전인데요, 박 씨와 서청원 캠프 실무자 조모 씨 간의 대화입니다. 먼저 박 씨가 "나보고 덮어놓고 후원해라? 그건 너무들 하는 거지!" 뭔가 섭섭함을 토로합니다. 그러자 서청원 캠프 조모 씨, "서청원 의원한테 보고가 다 돼요"라고 다독입니다. 그러자 박 씨는 "그러면 몇 개를 해드리면 되겠어요?"라고 묻죠. 조 씨는 "지금 일단은 한 5000 정도 한 번 하고 나중에 봐서 5000 정도 더 했으면 좋겠네요"라고 합니다. 조 씨는 다시 한번 안심시키는 차원에서 이런 말도 덧붙이죠. "서청원 의원이 대표가 되든 안 되든, 끝까지 회장님 챙길 겁니다. 믿어주세요."라고요.

과연 이 보도에 대해 서청원 의원, 또 어떤 반박과 반론을 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서청원 의원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요, 서 의원의 측근 중 한 명이죠. 우리 자유한국당 이우현 의원님, 오늘 오전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저는 사법적 판단을 떠나서, 정말 이우현 의원님한테 실망했습니다. 이 의원님, 검찰 소환 때 이렇게 얘기했었죠.

[이우현/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20일) : 보좌관이 한 일이고 다 보좌관이 아는 사람이고 나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

자기가 모시는 국회의원 뒤통수친 그 나쁜 보좌관, 세상에 알고봤더니 지난 10월 검찰 체포 당시에 수사관들 들이닥치자 돈 준 사람의 명단이 적혀있는 이 업무 수첩을 북북 찢어서 삼키려 했었다는 겁니다. 증거인멸을 하려고 했던 거죠. 이런 의리 있는 보좌관한테, 시쳇말로 다 퉁을 치셨다니, 이 의원님! 정말 이건 아닌 거 같습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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