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평창 동계올림픽은 얼마 안 남았는데 주민들의 불만은 크고 학생들은 지내던 방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였습니다.평창과 강릉을 취재한 서효정 기자와 좀더 짚어보겠습니다.
서 기자, 학생들은 그동안 살던 원룸에서 당장 나와야 되는 것입니까?
[기자]
1월에 집을 비워달라고 한 거니까 5일 남은 셈입니다. 방학 때 학교에 남아 연구를 하거나 동아리 활동을 하고 계절학기를 들어 학점을 채우려고 했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대학교 기숙사까지 비워야 한다고 하니까 학생들이 정말 당황스러울 것 같습니다.
[기자]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가장 필요한게 숙소라고 합니다. 그렇다보니 국립대에 기숙사를 빌려달라고 부탁을 한 것인데요.
국립대 입장에서는 국가기관에서 평가를 받기 때문에 거부하기가 간단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학생들이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올 겨울 방학에는 학생 모두가 기숙사를 나와야 됩니다.
임시방편으로 학교 측에서 강의실과 독서실에 침대를 놓고 학생들이 잘 수 있도록 마련을 하겠다고 했는데요.
말 그대로 임시 숙소인 셈입니다.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으로 학교가 운영이 될 텐데, 시설물 사용을 하는데 있어서는 우선순위가 되지 못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인데 학생들 입장에선 불만이 클 수밖에 없겠습니다.
그리고 올림픽 조직위원회 앞의 불법주차도 우려했던 것보다 많이 심각하군요.
[기자]
차량들이 가능한 모든 공간마다 들어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인도 위에 주차돼있는 것은 물론이고요.차로를 아예 점령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인도로 올라가지 못하고 오히려 차로로 다니는 모습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불편한 것도 불편한 것이지만 좁은 도로에서 차량과 사람이 함께 가는 모습은 위험해 보입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저희가 찾아간 날 아침에도 차를 대는 과정에서 가벼운 사고가 있었다는 주민들 얘길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 주변 농가들이 한창 농사를 짓고 수확을 할 때는 트랙터가 길을 못 다녀서 주민들 항의도 많았다고 합니다.
주민들 얘길 한 번 들어보시지요.
[주민 : 농로인데 트랙터가 못 지나다녀. 농민들이 싸움도 많이 했어. 조직위 들어가서 똥 싼다고 하고 그랬어요.]
실제로 농민들 입장에선 생계가 달린 일이다보니 낫과 곡괭이를 들고 항의하러 오기도 하고 그랬다고 합니다.
[앵커]
주차 문제를 충분히 예상했을 텐데 주차공간을 제대로 만들지 않은 것입니까?
[기자]
조직위가 마련한 주차장이 있기는 있습니다. 다만 직원들이 1000명이 넘는데, 주차장이 2개라는 것입니다.
합쳐봤자 수용 가능한게 120대 정도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주차장을 따로 못 빌린게 예산을 아끼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우리가 사실 건물을 지으면 그만큼의 주차 공간을 마련하도록 규정이 돼 있는데는 다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
주민들 입장에서는 주차 공간도 제대로 마련 못 하는데 어떻게 올림픽을 치른다는 거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리조트 같은 경우에는 올림픽 기간에 아예 영업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스키장은 운영이 중단됐고요, 음식점도 지난달부터 제한적으로 운영이 되는 상태입니다. 스키장 입장에서는 성수기에 올림픽을 위해서 시설을 내주는 셈인데, 이에 대한 보상 약속은 마땅히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올림픽 시설로 내준다고해서 직원들이나 상인 개인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조직위 측에서 보상을 해주겠다고 하다가 지금은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돼있어서 안 해주겠다고 한다는 게 상인의 입장인데, 조직위에 물어봤더니 협상이 진행중이라고만 하고 더는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동계올림픽을 유치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되는데 정작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군요?
[기자]
교통도 편해지고 땅값도 올랐을텐데 좀 감내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만나 본 상당수는 학생이라든가 일반 직장인, 아기 엄마처럼 올림픽으로 직접적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일상에 불편을 겪게 됐으니 불만이 생기는 게 당연해 보였습니다.
또, 저희가 만나본 분들 중에는 애초에 올림픽을 유치하려고 힘을 쓰고 주민들한테 오히려 우리가 참자면서 설득을 하러 다녔던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분들마저 이제는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면서 돌아선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서효정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