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머리카락이 예술 작품이 됐습니다. 가볍고 잘 찢어지는 종이는 일렁이는 갈대밭으로 변했습니다.
평범한 일상의 소재가 예술이 되는 전시회에 권근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4000개의 알록달록 꽃송이와 작은 구슬이 이룬 터널을 카메라에 담아 봅니다.
일렁이는 갈대밭 속에서 아이는 마냥 황홀합니다.
모두 종이로 만들었습니다.
샹들리에와 커튼, 의자는 종이의 유연한 성질을 살렸습니다.
[정규연/전시기획자 : (종이는) 가볍다, 연약하다는 한계를 넘어서 예술적 소재로서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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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그림들이 걸려 있는 또 다른 전시장입니다.
멀리서 보면 물감으로 그린 풍경화 같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이렇게 머리카락을 붙여서 만든 그림입니다.
강원도 폐광촌의 눈 쌓인 풍경에서 목메어 우는 세월호 유족까지, 작가의 절절한 마음이 생생하게 드러납니다.
35년째 폐광촌에서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익숙한 재료를 버리고 동네 미용실에서 모아온 머리카락으로 작업했습니다.
[황재형/화가 :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내 성질대로 되지 않는 머리카락에는 타인의 생명력이 분명히 존재하고…]
하찮게 버려지는 머리카락과 약하디 약한 종이, 일상의 평범한 재료들이 작품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었습니다.
(영상제공 : 대림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