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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콩가루 당"…'통합' 두고 국민의당 내홍 극심

입력 2017-12-21 18:16 수정 2017-12-2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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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을 묻는 전 당원 투표안을 당무위원회에 상정했고, 조금 전 의결됐죠. 국민의당이 이 문제로 극심한 갈등에 휩싸였는데, 통합 파트너인 바른정당은 "안 대표의 통합 결단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오늘(21일) 야당 발제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논의를 둘러싼 진통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전 당원의 의견을 묻고자 합니다. 구태 정치, 기득권 정치를 끝내야 합니다.]

[정동영/국민의당 의원 (어제) : 이건 쿠데타적 발상입니다. (안 대표는) 거듭된 허언과 거짓으로 스스로 도덕적 권위를 상실했습니다.]

[박지원/전 국민의당 대표 (어제) : 이렇게 사기를 쳤습니다. 오늘이 안철수 대표의 구상유취한 정치 행태를 확인해준 날입니다.]

안철수 대표가 통합 찬반을 묻는 전 당원 투표를 전격 제안한 이후, 국민의당에서는 일종의 '사자성어'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안 대표가 '구태정치'라고 공격하자, 호남 중진들은 '구상유취'라는 말로 받았습니다. "당신은 구태다" "당신은 유치하다" 국민의당은 그야말로 전쟁터로 변했습니다.

어제 의원총회에서는 "당이 콩가루 같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안철수 대표가 불참하면서 일부 의원들은 안 대표 규탄안에 총의를 모았는데, 이게 의결이 됐니, 안 됐니, 또 싸움이 났습니다. 실제로 당이 얼마나 콩가루처럼 보였는지 직접 확인해 보시죠.

[김경진/국민의당 원내대변인 (어제) : (안철수 대표 규탄안은) 의원총회에서 의결된 사항입니다. 그런데 다만… (아니 의결된 사항이라곤 볼 수 없는 것이)]

[김수민/국민의당 원내대변인 (어제) : 최종에 나와 있던 의원이 열여섯 분밖에 안 되는데…(조용하시고, 자 조용하셔요.)]

[김철근/국민의당 대변인 (어제) : 의결 안 됐잖아요. (의결이 됐습니다.) 김동철 원내대표 의결 안 했잖아요! (아니 김동철 원내대표가 이 자리에 서서 의결했잖습니까.)]

[김경진/국민의당 원내대변인 (어제) : (의결 안 했잖아요!) 그러지 마세요.]

이렇게 당은 계속 시끄럽지만, 안철수 대표는 오늘 오후에 당무위원회를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거셌지만 당무위는 '통합'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하기로 의결했습니다.

투표 일정도 나왔습니다. 27일과 28일, 이틀 동안 온라인투표를 실시하고, 이어서 29일과 30일에는 ARS 투표가 진행됩니다. 최종 결과는 31일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이렇게 안철수 대표가 속도를 낼 수 있었던 이유, 있었습니다. 통합 상대인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와 충분한 교감을 이뤘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18일 두 사람의 비공개 회동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자리에서 유 대표는 "구체제와 확실히 결별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안 대표가 그걸 수용했고, 바로 어제 이런 발언을 내놨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구태 정치, 기득권 정치를 끝내야 합니다. 우리 당이 구태 정치와 결별하고…]

안 대표의 이 발언에, 오늘 오전 유승민 대표의 발언을 이어서 붙여보겠습니다. 들어보시죠.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우리 당이 구태 정치와 결별하고…]

[유승민/바른정당 대표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께서 구태의 정치와 결별하고…]

마치 사전 협의라도 한 것처럼 발언 내용이 비슷하죠? 두 사람이 말하는 '구태 정치', 누구라고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당내에서는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이른바 '박동배'로 불리는 호남 중진을 지칭한 거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박동배', 이 세 사람은 합심해서 반통합, 반안철수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박지원/전 국민의당 대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자기가 딱 발표해 놓고 곤란하고 비난받을 것 같으니까 도망친다고 하면 그게 어떻게 안철수입니까? 도철수지.]

[정동영/국민의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골목 독재죠, 그러니까.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 가운데 치명적인 것은 말을 믿을 수가 없다.]

[천정배/전 국민의당 대표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어제) : 정말 괴이한 분이다. 이제 보니까 아주 오만하고 궤변도 늘고요. 정말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죠.]

하지만 이른바 '박동배' 세력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통합 절차는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통합 파트너인 바른정당도 즉각 관련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유승민/바른정당 대표 : 저와 바른정당은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 개혁 세력의 결단을 환영하고 이분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개혁의 길을 같이 가겠다는 의지를 국민들에게 말씀드립니다. 바른정당의 교섭창구를 즉각 만들어서 국민의당과 협의에 착수하겠습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습니다. 우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양쪽에서 이탈자를 최소화해야 이른바 '안철수발 정계개편'의 파괴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또 잠시 뒤에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는 국민의당 손학규 고문이 통합론에 손을 들어주느냐, 이 여부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국민의당의 극심한 내분 상황을 음악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니가 가라 니가 니가 어떻게 왜 떠나라고 해 니가
니가 가라 니가 니가 How Why How Why
니가 가라 니가 니가 구차하게 굴 생각 없으니까
니가 가라 니가 니가 How Why How Why

네, EXID의 'HOW WHY'입니다. 안철수 대표는 이른바 '박동배'로 불리는 호남 중진들을 향해 "통합이 싫으면 당을 떠나라",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남 중진들의 심경은 딱 이 만평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되는 거지, 왜 절을 옮기려고 하느냐"는 항변이죠. 통합 진통이 심화되면서, 국민의당은 이미 정치적으로는 분당이 된 모양새입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국민의당 당무위, 전 당원 투표 의결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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