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오는 20일 김현철 경제보좌관 주재로 주요 재계 그룹 대표들과의 비공개 간담회를 추진했으나 이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초 내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청와대와 8대 그룹 대표 간 간담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공개되면서 허심탄회한 논의가 어려워졌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일정은 취소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간담회가 완전히 취소된 것은 아니고 적절한 시기에 다시 추진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연락책'을 맡았던 대한상의는 이날 오전 청와대 측과의 협의를 통해 '무기한 연기' 방침을 최종적으로 결정했으며, 이에 따라 초청 대상이었던 8대 그룹 측에 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간담회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 롯데, 포스코, GS, 한화, SK 등 8대 그룹의 고위급 임원들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청와대는 간담회에서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재계의 의견과 애로사항을 듣고 일자리 창출,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등을 위한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간담회 일정과 참석대상 등을 대한상의와 조율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이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정책에 개진할 의견이 있는 기업을 만나서 얘기를 들으려고 한 건데 (기업 규모와 같은) 전통적 기준으로 참석대상이 선정되고 해서 애초 의도와는 다르게 세팅이 됐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비공개로 치르려던 간담회의 일정이 공개되면서 초청 기업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에 따라 20일 일정은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날짜가 잡히면 다시 만나기로 했다"면서 "해를 넘길 수도 있고 일정이 맞으면 해를 넘기기 전에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