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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인큐베이터 열려 있었다"…부모들이 말하는 그 날

입력 2017-12-1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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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생아 집단 사망과 관련한 각종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대목동병원은 최초 브리핑 이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JTBC 취재진이 아이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던 부모 8명을 모두 인터뷰했습니다. 부모들을 직접 만났던 정해성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정 기자, 부모들이 다른 언론사와는 대부분 인터뷰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만날 수 있었습니까?

[기자]

저희 취재진이 최초로 제보받은 것은 아이들이 모두 숨진 직후인 토요일 밤 11시였습니다.

취재기자가 곧바로 현장에서 부모들을 만날 수 있었고, 보시는 것처럼 당시 상황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인터뷰에 적극 나서지 않았지만 부모들은 숨진 아이들이 가장 상태가 중했다고 밝혔던 병원 브리핑에 대해 분노했습니다.

이후 부모들이 직접 취재진에게 연락해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아버지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아이 아빠 : 아빠로서 태어난 아기들한테 억울함은 보여주고 싶지 않고 그리고 애가 원래 아팠다면 어떤 죽음에 대해서 순응할 것 같아요. 근데 아프지 않은 애들이 한순간에, 한순간에 죽게 됐다는 것은…생명이 그렇게 쉽게 죽어지나요.]

[앵커]

부모들이 당시 중환자실 상황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 아이의 아버지가 그려서 보내준 중환아 1실 배치도입니다.

이곳엔 인큐베이터 12개가 있습니다.

다른 배치도를 보면 중환아 2실 배치도도 볼 수 있는데 당시 숨진 아이 4명은 모두 중환아 1실에 있었습니다.

특히 1실 가운데 부분에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실의 경우 숨진 아이들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앵커]

배치도만 보면 1실에서 무엇인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데, 숨진 4명의 아이들에게 공통점이 있습니까?

[기자]

숨진 신생아 4명 가운데 3명에게서 세균 감염이 의심돼 조사가 들어간 아이는 그림으로 보실 때 가장 윗쪽에 있는 아이를 제외한 3명입니다.

그리고 이들 3명 모두, 숨진 당일 점심 면회 때 인큐베이터가 열려있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아이 아빠 : 토요일 점심때 면회 때부터, 일단 인큐베이터 구멍을 다 열어놓은…왜 개방을 시켰냐 했더니 아이가 열이 나는데. 간호사 말이 이 중환자실이 온도가 좀 더워서, 혹은 수유를 해서, 이런 식으로 별거 아니다 식으로…]

인큐베이터가 외부로부터 영향을 차단하고자 설치한 것인데 이걸 열어놨다는 것을 지금 부모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공통점은 세 아이 모두 젖병 수유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숨지기 전 날인 15일 두 아이, 그리고 14일 한 아이가 튜브가 아닌 젖병으로 수유를 시작한 것입니다.

[앵커]

인큐베이터가 열려 있었던 것을 부모가 처음 확인한 것은 토요일 점심 때쯤이군요.

당시 면회를 갔던 부모들은 그 때부터 아이들의 몸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았습니까?

[기자]

네, 한 아이의 심박수가 급격히 올라간 것인데요.

아이 어머니는 2번에 걸쳐 간호사에게 아이 심박수가 너무 높다고 말을 했었고 간호사는 2번 다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답을 했습니다.

이후 담당 의사는 왔지만 면회 시간이 1시까지라는 이유로 어머니를 돌려 보냈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아이 엄마 : 머뭇거리더니 시간도 다 됐고 어차피 저녁에 오실 것 아니냐 그때 설명 들으시면 된다. 그런데 제가 걱정돼서 못 가겠다고 좀 뵙고 가면 안 되냐고 요청했더니 일단 가시고…]

아이 어머니는 매우 불안했지만 아이 상태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돌아선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국 부모들은 아이의 상태가 위험한 상황에서 연락을 받았다는 얘기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 아버지는 아이들이 숨진 날 저녁 5시 20분쯤 의사가 아이들이 위급하다고 전화를 했는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아이 아빠 : 제가 그때는 다급하게 물어봤어요. 아기한테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그런데 그 레지던트 말이 지금도 제일 화가 나죠. 미숙아한테 으레 있을 수 있는 이벤트다. 그 친구들은 이런 사건을 이벤트라고 써요.]

[앵커]

위독한 아이의 상황을 두고 이벤트라는 말을 했다는 것은 정말 납득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부모들이 제기한 또 다른 의혹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어제 아이들을 부검하면서 부모들이 위생 상태에 관한 내용들을 적어서 단체 카톡방에 올려주셨는데요.

저와 부모들이 함께 있는 카톡방 대화 내용입니다.

이 중에 충격적이었던 게 "사망한 날 아이를 안고 있는데 방 안에 날파리 비슷한 게 있다"라는 증언이었습니다.

감염관리가 가장 철저하게 이뤄져야 할 그곳에서 날파리가 발견된 것인데, 부모 주장대로라면 중환아실의 멸균 관리가 전혀 안 됐던 셈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정해성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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