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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미국 틸러슨 '대화 초청장'…북한 탐색기 길어질듯

입력 2017-12-14 11:37

백악관 "지금은 대화할 때 아냐"…틸러슨 제안에 다른 목소리
방북 유엔 사무차장 "북한, 지금 대화할 때 아니라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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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지금은 대화할 때 아냐"…틸러슨 제안에 다른 목소리
방북 유엔 사무차장 "북한, 지금 대화할 때 아니라고 봐"

빛바랜 미국 틸러슨 '대화 초청장'…북한 탐색기 길어질듯


북한을 향해 '조건없는 대화'를 언급했던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미 백악관이 하루 만에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북핵 국면이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상당히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아울러 북미가 태국에서 열리는 국제회의를 계기로 접촉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이 또한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미 간 대화의 장이 열리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13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북한은 먼저 어떠한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를 향한 진정성 있고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도발 자제'와 '비핵화 의지'를 대북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사실상 그대로 내건 것으로, "북한과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틸러슨 장관의 전날 발언과는 상당한 차이가 느껴진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각에선 틸러슨 장관의 언급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조율을 거치지 않은 채 나온 '돌출 발언'인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틸러슨 장관이 지난 10월 "2∼3개 대북채널이 가동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꼬마 리틀맨(김정은)과의 협상 노력은 시간 낭비"라고 면박을 준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틸러슨 장관의 '조건없는 대화' 언급은 강대강 대치가 계속돼 온 한반도 정세에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끌었다.

대화의 조건에 대해 '비핵화 의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미국과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협상이 가능하다'는 북한의 입장이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틸러슨 장관의 언급으로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것 아니냐는 기대에서다.

중국과 러시아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낸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러나 미 백악관이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 '도발 자제'와 '비핵화 의지'라는 조건과 함께 "지금은 대화할 시점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 계기가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 됐다.

특히 최근 북한을 방문한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은 지금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고 보고한 것으로 13일(현지시간) 전해진 것도 주목된다.

펠트먼 차장은 지난 5∼9일 북한을 방문,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박명국 외무성 부상 등과 회동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5형을 발사하고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뒤 펠트먼 차장을 받아들이면서 국면 전환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대로라면 북한도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보는 셈이다.

북한은 향후 미국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더욱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외교수장의 언급이 하루 만에 백악관에 의해 뒤집히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 북한의 태도를 더욱 신중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14일 "북한은 당분간 도발은 자제한 채 미국의 입장이 완전히 정리될 때까지 상황을 주시하면서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늘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태평양안보협력이사회(CSCAP) 총회에 참석차 태국을 방문하는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현지에서 북한 측 인사를 만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에는 최진 외무성 산하 평화군축연구소 부소장 등 북측 인사들이 참석하면서 북미 간 접촉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로이터 통신은 미 국무부 발표를 인용해 "윤 대표가 태국 방문 중에 북한관리들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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