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날씨가 추운데 난방이 안되고 온수도 안 나와서 거실에 '텐트'를 치고 생활하는 아파트 주민들이 있습니다. 배관 공사 때문이라는데 1300세대의 주민 4000여 명은 군대 혹한기 훈련을 연상케 한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하은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기도 군포의 한 아파트입니다. 1300세대가 넘는 대규모 단지인데요.
이 곳에서는 8월부터 낡은 배관을 교체하는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작업이 지연되면서 아직까지 난방과 온수 공급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직접 가보겠습니다.
두 아이 엄마 김보현 씨가 출근 준비를 시작합니다.
전기 포트에 물을 끓여 화장실로 가져갑니다. 세숫물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두 달 넘게 아침마다 물을 끓여야 합니다.
[김보현 : 병원 왔다 갔다 출근도장 찍다시피 하고요. 핫팩, 한 통 얼마 전에 샀는데 다 썼어요. 하루에 몇 개씩 쓰니까. 음식도 집에서 잘 안 해 먹고…]
옆동에 사는 한상운 씨 가족은 거실에 모여 생활합니다.
집은 캠핑장을 방불케 합니다.
난로 2대나 틀고, 온수매트에 난방 텐트까지 설치했지만 실내 온도는 13도에 불과합니다.
지금 오후 1시인데요, 밤이 되면 온도는 더 떨어집니다.
[한상운 : 군대에서 혹한기 훈련 나온 것처럼 잘 때는 코가 시려서… 다 모여 있어야 따뜻하니까 모여서 잠자고 있고요.]
또 다른 집의 상황도 살펴 보겠습니다.
이곳에도 역시 캠핑장에서나 볼 법한 대형 텐트가 쳐 있고요.
이쪽에는 온열 기구가 있는데요, 콘센트에는 온열 기구 코드로 가득합니다.
이러다 보니 화재가 날까 두려워 간이 소화기까지 놓았습니다.
전기를 많이 쓰면서 밤사이 정전이 잇따르고 불안감도 커져 갑니다.
하지만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도 작동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일부 주민들은 집을 나와 친척집이나 셋방을 구해 생활합니다.
관리사무소 측은 배관 공사가 오래 걸렸지만 문제 없다는 입장입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 : 공사 기간이 그러니까 늦었죠. 공사 기간 12월 15일까지…(원래 11월에 끝난다고?) 아니, 예정 공고를 한 거지…]
시공업체는 18일까지는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