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존재가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정부에 지금 등록된 피해자가 239명인데, 더 많은 피해자가 있다는 주장이 증명됐습니다.
백일현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경산에서 자란 고 하복향 할머니는 15살 때인 1941년, 공장 일자리를 소개받았습니다.
하지만 도착한 필리핀에선 3년간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해야했습니다.
과거를 밝히기 두려워하던 하 할머니는 2001년 한국정신대연구소 고혜정 소장을 만나 자신이 위안부였음을 처음으로 고백했습니다.
그런데 열흘도 안 돼 세상을 떠나면서 위안부 피해자 등록도 하지 못했습니다.
묻힐 뻔했던 사실은 16년 만에 드러났습니다.
서울대인권센터 연구팀이 필리핀 위안부 피해자 포로 심문카드를 확보해 사진과 지문을 확인한 겁니다.
하 할머니가 2001년 남긴 육성도 공개됐습니다.
[고 하복향 할머니/육성 녹취 : 여자가 한 40명쯤 됐다. 거기서 이제 일본 놈들, 군인들 상대했지. 내내 일본놈들이 있었는데…]
연구팀은 증언만 있던 남태평양 트럭섬 위안부 26명 관련 자료도 처음 확인했습니다.
필리핀 동쪽에 위치한 트럭섬은 일본 해군 기지였습니다.
이곳으로 끌려간 위안부들이 돌아올 때 탔던 배 승선 명부, 사진 등을 발굴한 겁니다.
트럭섬 위안부의 증언자였던 고 이복순 할머니로 추정되는 인물 사진도 확인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하복향 할머니처럼 사후 증명된 분들을 피해자로 추가 등록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취재지원 : 이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