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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결혼 포기하며 가장 역할"…가족들 눈물

입력 2017-12-10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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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규모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은 가장 핵심이면서도 동시에 위험한 장비입니다. 건물을 쌓아 올리기 위해, 타워크레인도 함께 높아지는데, 텔레스코픽 케이지라고 불리는 부분이 상부를 끌어올려 빈 공간을 만들면 여기에 마스트라는 철골을 끼워 넣어 높여가는 방식입니다.

이 작업을 하려면 이음새마다 볼트를 풀었다 조였다를 반복해야 하고, 상부의 균형도 잘 맞춰야 해서 작업자간의 호흡이 아주 중요합니다. 자칫 불량 수입품이나 중고부품을 쓰면, 또 숙련도가 낮으면 꺾이는 사고가 날 수 있는 거죠.

또 크레인 안팎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작업 중 다른 구조물과 부딪쳐 무너지는 사고가 실제로 난 적도 있습니다. 결국 타워크레인 사고는 시간과 비용을 아끼려다 발생하는 인재라는 이야기입니다. 치명적인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 피해자와 가족들의 상처도 큽니다.

이어서 박창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고 현장 감식 장면을 바라보는 노동자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어제(9일) 오전까지 인사 나누던 동료들이 숨지고 다친 걸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동료 직원 : 계속 현장에서 몇 번씩 부딪혔던 분들이라 얘기는 많이 못 나눠봤는데 좋으신 분들 같더라고요.]

특히 동료들은 언제든 자신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피붙이를 떠나보낸 형의 목소리는 반쯤 울음이었습니다.

아픈 부모를 모시느라 결혼조차 포기한 동생이었습니다.

[박모 씨/숨진 노동자 친형 : 집에 부모 아프고, 돈이 없어서 결혼도 못하고…약혼자가 결혼식만 올리고 살자는데도 (거절하고) 보내버린 거예요.]

가장 역할을 한 동생에게 조금씩 빚을 갚으려 했지만 이제는 기회가 없어졌습니다.

놀라 달려온 아내는 아내는 크게 다쳐 만신창이가 된 남편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이모 씨/사고 노동자 아내 : 아직 말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고개도 끄덕거리지 못하고 눈꺼풀을 조금 움직인다든가…]

가족과 동료를 잃은 이들은 멈추지 않는 크레인 사고를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박모 씨/숨진 노동자 친형 : 맨날 크레인 사고는 1년에 몇 번씩 나는데 대책 마련한다,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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