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럿이 함께 사는 아파트에서는 아주 작은 배려들이 따뜻함을 더할 수 있습니다. 노인들을 위해 엘리베이터 앞에 의자를 두거나, 전기 요금을 아껴 경비원 고용을 유지하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삭막한 콘크리트의 온도를 1도씩 올리고 있는 아파트들을 서준석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91살 곽해순 할머니는 14층 집을 오르내릴 때마다 무릎이 불편합니다.
하지만 요즘 걱정을 덜었습니다.
엘리베이터 한 켠에 마련된 의자에 잠시나마 몸을 의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곽해순/서울 상월곡동 : 나는 힘이 모자라니깐 여기에라도 앉아야 몸이 좀 수월하지요.]
단지 내 29곳에 의자가 마련된 건 지난달 말입니다.
의자는 학교서 돌아온 아이에게도 또 외출을 다녀온 주부에게도 작은 쉼터가 됩니다.
의자는 주민들이 버려진 폐가구를 모아 제작했습니다.
주민들은 발판, 수납함 등도 만들어 장애인 보호 시설에도 기증하고 있습니다.
서울 석관동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도 경비원 30명과 미화원 19명의 고용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형광등 조명을 LED로 교체해 매년 약 1억2000만 원을 절감한 덕분입니다.
주민들은 이렇게 에너지 비용을 줄여, 늘어난 관리비 부담을 흡수했습니다.
[배천일/아파트 입주자 대표 : 우리 동네 마을 주민이고, 같은 식구입니다. 저희의 안전을 보장해주고 생명을 지켜주는데 어떻게 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강추위가 찾아온 요즘, 남을 배려하는 생각과 행동이 따뜻한 울림을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