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신촌에는 노점상이 꽤 많습니다. 단속을 둘러싼 갈등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구청 측이 아예 단속을 포기하고 양성화를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컨테이너 점포를 만들어줄 테니까 들어오라는 제안에 정작 노점상들은 시큰둥한 반응입니다.
백일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대표적인 대학가인 신촌.
이화여대 정문에서 골목을 따라 신촌역까지 노점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1980년대부터 관할 서대문구청은 시시때때로 단속을 벌였지만 없애지 못했습니다.
결국 구청 측이 새로운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컨테이너 건물을 만들테니 들어와 점포 운영자로 자립해보라는 겁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5월 이곳에는 3층 높이의 컨테이너 건축물이 들어서게 됩니다. 문제는 노점상들이 입주를 꺼린다는 겁니다.
위치가 기존 상권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노점상 : 거기 들어가면 다 죽어요. 사람이 거기 없고, 여기서도 하루 만원도 못 파는데 거기 누가 찾아오겠어요.]
3층 구조물이라는 특징도 입주를 망설이게 합니다.
[노점상 : 비가 오거나 눈 오면 미끄러운데 철제 계단으로 만드는데 사람이 다치면 누가 책임질 거냐고. 치적 쌓기 게임 하는 거거든요, 지금.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구청측은 이 '공공임대상가' 시도가 다른 지자체에도 전파될 수 있는 시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노점상에게 가장 중요한 장사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는 속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