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산의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내년 여름철 준비를 하면서 도로를 넓히고 각종 경관을 꾸미고 있는데 정작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고 합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유치원 아이들이 길 가운데를 가로막은 야자수를 피해 줄지어 돌아갑니다.
[조심해서 여기로 지나가자. 조심하세요.]
해수욕장 측은 35억 원을 들여 보행로를 확장하고 있는데 원래 있던 야자수 한그루는 풍경을 이유로 그대로 뒀습니다.
시민들은 의아해합니다.
[이평세/부산시 대연동 : 한그루로는 별로 낯이 안 서네요. 통행이 제대로 되도록 길가로 바짝 붙이든지, 위로 옮기든지…]
해운대라는 이름을 처음 지은 신라 말 최치원 선생의 얼굴이 새겨진 보도블록은 설치 일주일 만에 뜯어냈습니다.
옛 성인을 밟아서 되겠냐는 여론이 들끓었기 때문입니다.
공사가 다 끝난 것으로 보였던 이곳 구남로에서는 조만간 또 다른 대형공사, 30억짜리 음악 분수대 조성공사가 시작됩니다.
이미 포장된 바닥을 또 뜯어내야 합니다.
[김필곤/부산시 우동 : 뜯어버리고 새로 고치고 국민 세금을 물 쓰듯 쓰니까 답답합니다.]
구청 측은 음악분수 예산이 늦게 확보돼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합니다.
[부산 해운대구 관계자 : (분수대 구역은) 일반 보도블록을 살짝 덮어놨고요. 이중으로 사업비가 투입된 건 전혀 아니거든요.]
민원이 계속되자 구의회는 해당 사안들에 대해 행정사무 감사에 들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