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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두꺼운 퇴적층에 지진파 증폭되며 액상화 발생

입력 2017-12-01 10:09 수정 2017-12-01 11:42

전문가 "액상화 지역 추가 진동 와도 큰 피해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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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액상화 지역 추가 진동 와도 큰 피해 없을 것"

포항 두꺼운 퇴적층에 지진파 증폭되며 액상화 발생


이번 포항 지진으로 홍해읍 망천리 논 등에서 액상화 현상이 공식적으로 확인됨에 따라 그 배경과 위험도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액상화 현상이 일어난 포항시 홍해읍 일대가 모래와 실트(Silt)질 등으로 이뤄진 퇴적층이 두꺼워 발생에 유리한 점이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지진에 딸려오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위험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한국지진공학회 이사인 하익수 경남대 교수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포항 지진 액상화 관련 중간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액상화는 지진이 발생하면 같이 오는 현상"이라며 "우리가 시추 조사한 10곳을 전문가와 돌아본 결과 구조물에 피해를 줄 정도의 깊이 있는 액상화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과 기상청은 포항 지진 이후로 액상화 현상이 17건 신고됨에 따라 19일부터 합동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합동조사단이 홍해읍 망천리·매산리·학선리, 청하면 소동리·미남리 등을 시추 조사해 분석한 결과 액상화 현상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가운데 홍해읍 망천리 논에서는 '액상화 지수'가 '높음'에 해당하는 6.5로 나왔다. 이 수치는 '중요 구조물에 대한 상세한 조사와 액상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하 교수는 그러나 '6.5'라는 지수 때문에 이 지역이 위험하다고 곧바로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해당 지역에 가해지는 하중과 액상화 발생 깊이 정도를 따져서 산출한 6.5라는 지수는 '높음'에 해당하는 5∼15 가운데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값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곳은 하중을 가하는 건물이 없는 논이라는 점도 위험성을 낮게 보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하 교수는 이번 포항 지진으로 일반 국민에게는 생소한 액상화 현상이 발생한 원인으로 이 지역의 두꺼운 퇴적층을 지목했다.

그는 "표층 깊이가 깊을수록 하부 지층에서 오는 지진파의 가속도가 상부로 가면서 더 증폭된다"며 "(지진파가) 상부에 이르면 가속이 돼 액상화되기가 쉽다. 포항시 홍해읍은 퇴적층이 두꺼워 지진파 증폭 현상 때문에 액상화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액상화는 지표부터 깊은 곳까지 발생하는데, 이번 조사 결과 아파트 주변에서는 지표면에서만 발생했다"며 "이는 이번 지진 정도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하 교수는 액상화 현상이 일어난 지역에 여진 등으로 추가 진동이 가해지더라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피해가 난다면) 지진에 의해 액상화 현상이 발생한 순간 피해가 발생한다"며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났다. 모래가 돌출되거나 침하가 좀 발생한다는 등의 여러 가지 후유증은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가 돌아본 결과 구조물에 피해를 줄 정도의 깊이 있는 액상화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또 "액상화 현상 이후의 진동은 오히려 (땅을) 다져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크게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재현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장 역시 "액상화 현상의 조건 3가지는 지하수가 지상에서 낮은 곳에 있을 것, 연약한 지반인 모래나 실트질이 조성됐을 것, 지진에 의한 진동이 있을 것이다"라며 "(이 지역은) 이 같은 조건을 다 만족해 액상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액상화 지수가 '높음'으로 나온 홍해읍 망천리 논은 시추 결과 모래층과 실트질층이 확인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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