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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홍준표 '막말'서 번진 한국당, '품격의 정치' 논란

입력 2017-11-30 19:15 수정 2017-11-3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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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이른바 '품격의 정치'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표의 막말이 보수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에서 비롯된 논란인데, 이 논란이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 구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야당 발제에서 이른바 '품격의 정치' 논란을 집중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16일) : 국회의원이 돼가지고 계파의 개 노릇이나 하고, 시키는 대로 하고…]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27일) : 암 덩어리조차도 같이 안고 가자. 그건 같이 죽자는 소리입니다.]

자, 오늘은 홍준표 대표의 '막말 논란'을 집중적으로 해부해보겠습니다. 방금 들으신 게 가장 최신 버전인데, 원내대표 경선을 앞둔 당 내에,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홍 대표의 막말이 이른바 '친홍-비홍' 계파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많죠.

실제로 지난 몇달 간 홍 대표가 친박계를 향해 거친 표현을 쏟아낸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다시 한 번 정리를 해보니까, 거의 생물학 도감 수준입니다. 먼저 바퀴벌레, 절지동물이죠. 그 다음 척추동물인 개로 갔다가, 선형동물인 기생충, 또 악성 종양인 암덩어리까지 왔습니다. 이런 막말을 들은 친박계 입장에선 상당히 불쾌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여의도에 떠도는 풍문이 하나 있는데, 우선 들어보시죠.

[박지원/전 국민의당 대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 23일) : 어떤 분이 친박을 바퀴벌레라고 했대요. 그러니까 그 해당자의 부인이 그 말 한 사람 부인한테 에프X라를 사다 줬대.]

자, 한국당에 떠돌던 풍문, 팩트로 확인이 됐습니다. 제가 복수의 취재원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최근에 경기 지역 한국당 의원의 부인들이 모임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서청원 의원의 부인이 홍준표 대표의 부인에게 살충제인 '에프 O라'를 건넸다고 합니다. 남편이 바퀴벌레라는 비난을 받은 데 대한 일종의 앙갚음이었겠죠.

자, 부인들끼리 기싸움을 벌일 정도로, 홍 대표의 막말이 부른 정치적인 파장이 작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실 정치인 홍준표의 막말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죠. 제가 홍 대표를 처음 본 게, 2008년에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맡았을 때인데, 그 무렵엔 당시 추미애 의원에게 "집에 가서 애나 봐라", 이런 말을 해서 논란이 됐던 적이 있습니다.

[JTBC '시대기획 동행' 2013년 4월 21일 : 한나라당의 홍준표 원내대표가 배지 떼고 애나 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홍준표 대표님! 본인이 보기에는 홍 대표의 그 발언이 불량한 것입니다.]

물론 그 이후에도 숱한 막말들로 논란이 됐습니다. 경남 지사 시절, 대선 후보 시절, 당 대표 시절, 가릴 것 없이 논란이 많았죠. 제가 하이라이트만 잘 추려봤습니다.

+++

[여영국/정의당 경남도의원 (지난해 7월 12일) : 그만 공무원들, 도민들 괴롭히고 사퇴하세요.]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지난해 7월 12일) :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갑니다.]

[여영국/정의당 경남도의원 (지난해 7월 12일) : 또 막말이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2월 28일) : 지금 민주당 1등 한 후보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입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4월 30일) : 그놈의 여론조사기관은 얼마 전까지 계속 8%야. 이런 도둑X의 XX들이 어딨나. 이놈의 XX 내가 집권하면 이거 없애버린다고. 어떻게 해서라도 대통령 안 시키려고 온갖 XX들을 다해요.]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27일) : 고름도 그대로 두고, 암 덩어리도 그대로 두고, 어떻게 새로운 정당으로…]

+++

자, 홍 대표의 막말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요. 막말의 기원에 대해서, 홍 대표는 이런 주장을 합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28일) : 서울시장이, 저하고는 고향이 같습니다. 창녕, 옆 동네야. 박영선 의원이라고 서울시장 나오려는 그분도 우리 동네 사람이야. 우리 동네가 그 험한 동네입니다. 그 막말 잘하는 사람이 거기 다… 설훈이라고 또 민주당 막말 대가도…거기도 한 동네야.]

자, 어쨌든 최근에 불거진 막말 논란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구도를 흔들고 있습니다. 출마를 선언했거나 준비 중인 한선교, 나경원, 이주영 의원이 모두 홍 대표의 막말이 보수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며 공격하고 있죠. 그러나 홍 대표는 정면돌파를 택했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11월 29일 / 음성대역) : 난 품격이 없습니다. 그런데 정치인 가운데 가장 품격이 높았던 이회창 전 총재와 가장 품격이 낮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하고 대선을 치러서 누가 이겼습니까. 노 전 대통령이 이겼어요. 그러니까 품격으로 정치하는 게 아니다, 이 말씀입니다. 이런 식이면 나도 친위대를 꾸려야겠어요.]

자, 막말 논란으로 당이 시끄러운 가운데, 자유한국당의 당세는 점점 기울고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 중심지에 있는 당사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1차적으론 당 재정이 어렵기 때문인데, 홍 대표가 'MB, 박근혜 지우기' 일환으로 당사 이전을 검토한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자, 오늘은 이사를 앞두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처지를 떠올리면서 음악을 골라봤습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전부 가져가기에는 너무 무거운
너의 기억들을 혹시 조금 남겨두더라도
나를 용서해 날 미워하지마

네, 윤상의 '이사'입니다. 현재 자유한국당이 입주해 있는 당사는 한 때는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을 배출한 명당으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두 전직 대통령을 지워야만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그래서 당사 이전을 검토하는 측면도 없지는 않을 겁니다. 이명박, 박근혜 시대를 마감하는 차원에서 생각해보자면, 자유한국당을 무너뜨린 건 결국 친이-친박 계파 갈등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런데 이사를 앞두고 있는 지금도 자유한국당은 친홍-비홍 이라는 새로운 계파 갈등에 휩싸여 있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한국당에 불 붙은 '품격의 정치' 논란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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