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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총리 "대한민국 경제, 몇 개 장벽에 갇혀버린 형국"

입력 2017-11-30 13:24

제2차 규제혁파를 위한 현장대화…"가장 치명적 문제"
"어느 정부도 시원하게 성공 못해…가치·관료주의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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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규제혁파를 위한 현장대화…"가장 치명적 문제"
"어느 정부도 시원하게 성공 못해…가치·관료주의가 원인"

이낙연 국무총리는 30일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한민국 경제가 몇 개의 장벽에 갇혀버린 형국"이라며 "그걸 뛰어넘어 계속 발전을 할 것이냐의 여부는 혁신에 성공할 것이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경기도 광교테크노밸리 내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주재한 '제2차 규제혁파를 위한 현장대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이어 "혁신이 성공할 것이냐의 여부는 규제를 얼마나 없앨 것이냐에 달려있다. 오늘 여러분께 고견을 듣고자 하는 것이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가 걸린 가장 치명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법이란 것은 통상 현실을 뒤따라가게 돼 있다. 현실을 앞서가서 이른바 예방적 입법이란 것은 없다. 그러므로 법은 늘 과거의 것"이라며 "과거의 법이 신산업·미래형 기술을 규제하려고 덤벼든다. 이것은 과거가 미래의 발목을 잡는 것이 된다. 대단히 옳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과거가 미래의 발목을 잡는 사례'를 이해하기 쉽게 '강남 사는 엄마가 아이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한 3개 조건'에 비유해 설명했다.

그는 "두 번째가 아빠의 무관심, 세 번째가 엄마의 정보력인 것은 잘 알 것이다. 첫 번째는 할아버지의 재산"이라며 "할아버지가 부를 축적했느냐 안 했느냐는 것은 최소한 25년에서 50년, 특히 아이가 대학에 진학할 연령대라면 그것은 50년 전의 얘기일 수 있다. 그 50년 전이 50년 후를 좌우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의 재력이라고 했더라면 좀 가까운 과거가 미래를 좌우하는 것인데 할아버지의 재산이라고 하면 훨씬 더 먼 과거가 미래를 좌우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할아버지가 아빠로 바뀌게 되면 좋겠다

그래야 정의롭지 못한 정도가 덜해지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과거가 미래의 발목을 잡는 일을 역대 정부가 줄이지 못한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공정거래·인권·정의·안전·환경 등의 '가치'를 위해 불가피하게 규제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행정편의주의, 행정보신주의와 같은 '관료주의'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총리는 "현 정부는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가 조금 더 많다. 그래서 사람들이 문재인 정부 들어 규제가 많아지는 것 아니냐고 느낄 수 있는데, 실제로는 별로 없다. 법이 통과된 것도 없다"고 단언했다.

관료주의에 관해서는 "우리가 흔히 네거티브 시스템이라는 얘기를 10년 전부터 해왔는데, 그것은 법이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으면 가능하다는 얘기 아니냐. 그런데 우리가 추구하려는 신산업, 미래 기술이라는 것은 당연히 법이 과거의 것이라 아무 말도 못 한다. 그런데 그걸 못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책임져야 할지 모르거나, 야단맞을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 폐단을 없애기 위한 방법으로 오늘 보고될 샌드박스 얘기가 나올 텐데, 이것 또한 내버려두면 샌드박스일텐데, 이걸 정의하고 규정하는 것 자체가 똑같은 문제를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랜드캐니언 같은 위험한 곳에 가도 '위험. 접근하지 마세요'와 같은 푯말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도랑 옆에만 가도 '접근금지'같은 게 쓰여 있다. 그런 사례가 도처에 있을 것"이라며 집중적인 논의를 요청했다.

정부는 신제품·신서비스 출시를 먼저 허용하고, 필요할 경우 사후에 규제하는 '포괄적 네거티브'를 규제개혁의 핵심방향으로 정하고, 어린이가 자유롭게 노는 놀이터 모래밭처럼 제한된 환경에서 규제를 풀어 신사업을 테스트할 수 있는 규제샌드박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총리는 이날 현장대화에 앞서 자율주행차를 시승하고, 디지털휴먼연구센터에서 재난대응에 대비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밸브 돌리기 등 시연을 참관했다.

현장대화에는 정부 측 20여 명과 기업인·교수·연구원 등 민간인 10여 명이 참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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