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년 동안 알고 지내던 지인을 산 채로 매장해 살해한 일가족이 범행 넉 달 만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도둑으로 몰아서 화가 났다"는 게 이들이 10년 지기를 살해한 이유였습니다.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한 남성이 돌무더기가 쌓인 텃밭을 손가락으로 가리킵니다.
과학수사대원들이 손으로 흙을 퍼내고 삽으로 돌을 골라냅니다.
지난 7월 이 텃밭에 매장돼 숨진 49살 A씨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A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들어온 건 8월입니다.
숨진 A씨가 살던 아파트 단지입니다.
A씨가 한 달 넘게 연락이 되지 않자 담당 사회복지사가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경찰은 수사에 나섰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10년지기인 55살 이모 씨와 이 씨 아들 25살 박모 씨가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씨 가족은 지난 7월 14일 A씨를 렌터카에 태워 수면제가 든 커피를 마시게 했습니다.
이후 강원도로 이동해 남편 소유 텃밭에 잠든 A씨를 산 채로 묻었습니다.
이 씨는 지난해 6월 A씨 부탁으로 A씨 옛 동거남 집에 들어간 뒤 도둑으로 몰렸는데, A씨가 자신을 변호해주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경기 분당경찰서 관계자 : 짐 좀 빼다 달라고 해서 들어갔다 온 건데 동거남이 절도로 신고해 버렸다는 거죠. 근데 (A 씨가) '그런 적 없다' 이렇게 말을 해서…]
아들 박씨는 "A씨를 살해하러 가는데, 같이 가자"는 어머니 부탁을 받고 함께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공범인 이 씨 남편은 경찰 수사망이 조여오자 자택 인근 창고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경찰은 어제(29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이씨 모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