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장에서 현장 실습을 하다가 사고로 숨진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 이민호 군 말만 실습이었지 실제로 노동을 해야했던 이 군이 친구들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낸 하소연을 JTBC가 입수했습니다. 40도가 넘는 공장에서 12시간씩 앉지도 못하고 일해야 했던 열악한 환경부터 부족한 안전교육 수준에 대한 토로까지 모두 담겨 있습니다.
이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이민호 군이 지난 7월, 실습 사흘째 되던 날 보낸 메시지입니다.
기계가 고장 나 잠깐 쉬게 됐다며 지쳐 쓰러질 것 같다고 썼습니다.
실습 20일을 넘기면서는 더 힘들어 합니다.
정직원들이 퇴사해버려 주축으로서 일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아직 고등학생인데 메인 기계를 만진다", "기계 수리까지 해야 한다" 같은 하소연이 눈에 띕니다.
특히 폭염이 이어졌던 지난 8월, 이 군은 작업장의 온도는 40도를 넘어섰는데 12시간을 앉지도 못하고 일을 하고 있다고도 썼습니다.
그러고는 이렇게 호소했습니다.
"살려줘. 너무 더워"
실습 고교생에게는 초과근무를 시키는 것 자체가 불법이지만 이 군은 무려 4시간 30분이나 초과근무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 군이 남긴 메시지대로라면 '노동 착취'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친구들은 이 군을 도와준 책임 있는 어른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이민호 군 친구 : (초과 근무에 대해) 회사 측 하고 선생님하고 아무 말도 안하기로 따로 얘기를 했다고 들었거든요.]
대화에서 이 군은 친구들에게 기계에 오류가 나면 수리팀을 부르라는 교육만 받았다고도 했습니다.
비상시 대처 요령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는 뜻이라는 게 유족들의 주장입니다.
그리고 이 군은 결국, 오류가 발생한 프레스기에 깔려 생명을 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