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장에서 현장실습 중에 사고로 숨진 특성화고교생 이민호 군… 이 군 사고 이후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실습이 아닌 '사실상의 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특성화고의 실습제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저희 취재진은 이 군이 무방비로 홀로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보여주는 이 군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입수했습니다.
이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3일 공장에서 근무 중이던 이 군은 회사 단체 대화방에 인력 지원을 요청합니다.
실습생임에도 불구하고 기계를 혼자 맡고 있다며 일손 부족을 호소한 겁니다.
이달 초에는 회사 관리자가 "기계 작동법을 알고 있느냐"며 또 다른 기계를 현장지도 없이 맡기는 듯한 정황도 있습니다.
[고 이민호 군 지인 : (실습생은) 직원을 따라다니면서 이거는 이렇게 돌아가는 거고, 이거는 이렇게 하는 거고 (하는) 가르침을 받아야 되는 거지. (기계를 혼자) 돌리는 게 아니라…]
지난해 9월 일을 하다 다친 뒤로도 이 군의 근무 여건은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친구와 주고받은 대화에는 자신밖에 일을 할 사람이 없었다고 고충을 호소한 기록도 남아있습니다.
[강병원/더불어민주당 의원 : 싼 값에 노동의 대상으로, 수단으로 생각을 해서 (실습생들에게) 장시간 노동을 시키다 보니, 지금의 제도가 문제가 있다…]
이 군의 작업장 기계에 잦은 고장이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난 가운데 제주도는 해당 업체에 대해 특별근로감독관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