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앵커브리핑] 사약·사형·할복, '그들은 왜 걸핏하면…'

입력 2017-11-28 21:5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사약에 대해 잘못 알려진 속설 몇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사약은 먹으면 죽는 약… 즉, 죽을 死자를 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임금이 내린다는 의미의 賜藥
물론 죄인에게 내리는, 죽음을 명하는 약이었으니, 의미는 같았겠지만 아무튼 사약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死藥은 아니었습니다.

잘못된 속설은 또 있습니다. 사약을 마신다고 해서 마치 사극에 나오는 것처럼 바로 피를 토하며 죽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속설에 의하면 사약을 받은 단종은 약 기운이 빨리 돌게 하려고 뜨거운 온돌방에 들어앉아 죽기를 기다렸다고 하고, 우암 송시열은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서 일부러 입천장에 상처를 낸 뒤 사약을 연거푸 마셨다고 합니다.

산 사람의 생목숨을 끊는 일이란 쉬운 일이 아니었고 더구나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것은 그 시절의 하늘, 즉 임금만이 명할 수 있었던 최고의 권위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사형을 시켜달라"

지난주 재판정에서 그는 길게 곡소리를 냈습니다. 그러나 죽음을 달라는 울음은 죄를 인정한다가 아닌 '억울'하다는 항변으로 풀이되었지요.

때마침 그의 오랜 친구 역시 재판 자체를 거부하면서 주인공 없는 궐석재판이 진행되고 있으니 그들은 억울함을 법정에서, 또는 법정 밖에서 함께 호소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고 보면 죽음을 함부로 뱉어낸 사람은 여럿이 있었습니다.

"나는 망한 왕조의 도승지. 사약을 받으라면 마시겠다" 라고 했던 자칭 왕조의 비서실장이 있었고 "특활비 받았으면 할복하겠다" 국민을 상대로 죽음을 '겁박'한 진박감별사도 등장했습니다.

사약, 사형. 할복.

사람의 목숨을 거는 그 무시무시한 단어들.

그들은 어찌하여 그런 무서운 단어들을 쉽게 앞장세우는 것일까…그들은 그토록 억울한데 세상만 몰라주는 것일까…

걸핏하면 목숨을 내놓는 그들에게 죽음이란 문자 그대로의 죽음이 아닌 '억울함'을 시위하는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것은 아니었을까.

그러나 그들에게는 자신에 대한 처벌을 스스로 선택하여 요구할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그것을 명할 권리가 왕조시대의 왕에게 있었다면 지금의 시대에서는 세상의 하늘. 즉, 국민들에게 있다는 것.

아, 하긴 그 사실을 진작부터 알았더라면…이런 장담들도 나오진 않았겠지요.

그러고 보니…우리 정치에서 향기로운 말을 기대하기란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도 드는…

오늘(28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관련기사

국과수 "태블릿PC 조작 없었다"…검찰과 '같은 결론' '피고인 박근혜' 없는 궐석 재판 가능성 커져…전망은? '정유라 집 침입' 40대 구속…배후세력 있는 듯 연기도 최순실, 법정서 "사형시켜 달라" 울부짖어…재판 파행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