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 학생들이 항의 대자보를 붙였습니다.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교사가 학교 측에 탄원서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는데, 이 과정에서 그동안 쌓여있던 학생인권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구석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부산 한 고등학교 벽면에 대자보가 나붙었습니다.
성추문 교사들을 엄벌하고 학생인권을 보장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성추행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교사가 선처를 바란다며 최근 학교 측에 청원서 작성을 부탁한 게 발단이 됐습니다.
[학생 : 다시 이런 사태가 일어나도 우리는 이렇게 당하고 있겠구나…]
학생들은 사건 조사 과정에서 학교 측이 피해 학생의 신상을 노출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외부 발설을 금지하는 함구령을 내렸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학생 : 신입생 유치가 어렵고 학교 이미지가 안 좋아지니 학교 밖으로 얘기하지 마라…]
3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선배들이 군기를 잡는 문제도 불거졌습니다.
[학생 : (선배들이 들어와서) 윽박질렀죠. 학교를 온 건지 군대를 온 건지 모욕적입니다.]
3년 전 교사들이 전교생을 강당에 모아놓고 이성교제를 이유로 일부 학생을 체벌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학교 측은 학생인권 보호 공청회 개최와 오리엔테이션 개선 등 재발방지 대책을 내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