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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어머니의 하나님, 나의 부처님'

입력 2017-11-27 21:51 수정 2017-11-27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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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어머니의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나문희의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청룡영화상을 수상한 76세의 배우 나문희 씨는 간단한 수상소감 하나로 좌중을 웃게 만들었습니다.

그야말로 종교 대화합적인 상생의 멘트가 아니었을까.

딸은 어머니의 신앙을 존중했고 그만큼 자신의 신앙 또한 존중받아야 함을 웃음을 섞어 강조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느티나무, 법정스님은 소나무 같다"

이해인 수녀 역시 불자의 신앙과 천주교의 신앙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말했습니다.

맑고 향기롭다면 본질은 다르지 않다는 단단한 신앙의 품격이었지요.

세상이 이런 향기로만 넘쳐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돌아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조금만 달라도 서로를 밀쳐내는… 전쟁터와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전라도 출신' '건전 성향 법조인으로 바꿔야 한다'

국정원은 검사 조부의 고향을 뒤지고 대학시절 활동까지 뒤져가며 검찰 수사팀 활동에 훼방을 놓으려 했습니다.

그들이 칭한 그 '건전 성향'이라는 말은 '확실한 우리 편'을 뽑으라 지시했다는 그 이전 대통령의 세상과도 맥이 닿아 보였지요.

그 분열의 씨앗은 세상에 창궐하여 "좌파들이 설쳐대서 나라 망할까 봐" 대한문 앞으로 나온 사람들 사이에서는 '좌파' '종북' '빨갱이'라는 구호가 비벼져 나왔습니다.

심지어 "포항 지진은 정권을 향한 하늘의 경고"라며 재난에 정치를 끌어들인 사람마저 있었으니….

세상은 편을 가르려는 자들에 의해 골이 패고 그 가운데서 이익을 취하려는 집단은 분명 존재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편 가르기는 단단함이 아닌 나약함의 표현이라는데 그러한 공식에서 본다면 우리의 지금 세상은 얼마나 연약한 기반 위에서 버티고 있는 것일까…

"어머니의 하나님, 나의 부처님"

60년 가까운 연기 인생을 단단하게 다진 나문희 씨는 나의 세상과 타인의 세상의 무게는 다르지 않다는 것을 유쾌하게 세상에 전했습니다.

그리고 그 말을 나문희 씨가 주연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주인공 할머니가 열공했던 영어식으로 바꿔보면 이렇게 표현되기도 합니다.

Let's agree to disagree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합시다

오늘(27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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