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세 플라스틱을 취재해온 박소연 기자와 이 문제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그동안 미세플라스틱이 바다에서 주로 나와서 논란이 됐는데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에서도 검출됐다는거 아니겠습니까?
먼저, 이 미세플라스틱이 뭔지부터 설명을 해 주실까요?
[기자]
5mm 이하 크기의 작은 플라스틱을 미세 플라스틱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이 미세플라스틱은 이보다 더 작아서요, 마이크로미터 급으로요. 현미경으로 봐야 보일 정도로 굉장히 작습니다.
우리 주변 생활용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세정력을 높이기 위해 세안제나 치약에 쓰이는 작은 알갱이가 바로 미세 플라스틱입니다.
또, 부표나 타이어처럼 큰 플라스틱이 잘게 쪼개져 미세 플라스틱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플라스틱에는 환경호르몬 등 각종 화학 물질이 들어가 있잖아요. 아무리 크기가 작아진다고 해서 결코 안전하지 않을 듯한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된 생물의 성장이 둔화되거나 남성 호르몬의 수치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보고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영상을 한번 보실까요. 둥둥 떠다니는 초록색 알갱이가 바로 미세 플라스틱입니다.
그런데 물 벼룩의 몸 속에는 이미 초록색으로 변해있습니다.
바로 물벼룩의 입과 알 주머니 등을 통해서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 간 겁니다.
실험 결과 물벼룩 알의 83%가 부화하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앵커]
물고기의 주요 먹이가 되는 물 벼룩들이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진다면 결국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준다는 뜻 아닙니까? 인체에 대한 독성 연구는 없습니까?
[기자]
아직 인체에 대한 직접적인 독성 연구는 없지만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플라스틱을 만들 때 쓰이는 비스페놀A 등은 환경 호르몬으로 성기능 장애 등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 미세 플라스틱에는 다른 유해 물질이 쉽게 달라붙는 성질이 있는데 본연의 독성뿐만 아니라 유해 물질을 체내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앵커]
이처럼 각종 유해성이 보고되고 있다면 아무리 우리나라 수돗물에서 검출된 미세 플라스틱 양이 해외보다 적다고 해서 안심하기는 이른 게 아닌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 몸에 어느 정도까지 들어와도 견딜 수 있는지, 바꿔 말하면 어떤 수준을 넘으면 위험한지 아직은 정확한 연구결과가 없습니다.
때문에 외국에 비해 적게 나왔다고 안전하다는 환경부의 주장은 논리적으로 비약으로 보입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세 플라스틱 발생 잠재량은 1년 동안 21만 톤입니다.
노르웨이보다 25배, 스웨덴보다 10배 가량 많습니다.
발생량이 많다면 인체에 들어올 가능성도 높아지겠죠.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화면 제공 : 건국대 안윤주 교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