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포기할 수 있도록 한 이른바 존엄사법이 내년 2월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지금 시범 실시가 되고 있는데요. 연명의료를 하지 않고 임종을 한 환자가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존엄사를 택한 국내 첫 사례입니다.
박영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한 말기 암 환자가 최근 병세가 악화돼 숨졌습니다.
이 환자는 임종 시기에 접어들었을 때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기 등의 연명의료를 받지 않았습니다.
약 한 달 전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며 연명의료계획서에 서명했기 때문입니다.
연명의료계획서는 환자의 뜻을 받들어 의사가 네 가지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담은 문서입니다.
의사가 환자를 설득해 작성할 수도 있고, 반대로 환자가 의사에게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의료진은 본인 의사에 따라 임종기에 접어들었을 때 인공호흡기 착용과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과 항암제를 투여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병이 악화돼 자연사에 이르게 됩니다.
국내에서는 내년 2월 본격 시행을 앞두고 현재 시범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한 환자는 모두 7명이고 이 중 1명이 자연사 했습니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전국 10개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국회는 시범사업 기간 드러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법령 개정 등을 통해 제도를 보완해 나갈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