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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미,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불량국가' 낙인

입력 2017-11-21 18:01 수정 2017-11-2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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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습니다. 대화 국면이 펼쳐질 조짐이 엿보이기도 했었는데, 이번 결정으로 다시 미국과 북한이 강대강으로 대치하는 갈등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임소라 반장이 이 문제와 함께 처세술이 뛰어났던 황병서 북한군 총 정치국장이 갑자기 처벌을 받게 됐다는 국정원의 첩보 내용도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북한이 미 행정부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른 건 지난 1988년 1월이 처음이었습니다. 다음 주 수요일, 오는 29일이면 KAL기 폭파사건이 일어난 지 꼭 30년이 되는 날인데요. 미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당시 북한을 곧바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습니다.

북한은 20년이 지난 뒤에야 테러지원국 리스트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지난 2008년 북한이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폭파시키고 핵 검증을 받겠다고 합의하면서부터였습니다. 그러나 9년 만에 북한은 다시 테러지원국이 됐습니다.

결정타는 말레이시아 국제공항 한복판에서 벌어졌던 김정남 암살 사건이었습니다. 대량파괴무기로 분류되는 맹독성 신경작용제로 인해 살해됐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났죠. 게다가 구금돼 있던 오토 웜비어 군 사망 사건까지 이어지면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동남아시아 순방 전부터 수순을 밟아왔습니다.

트럼프는 "오래전에 했어야 했다. 수년 전에 했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추가제재도 예고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내일 미 재무부는 북한에 대한 아주 큰 추가적인 제재를 발표할 것이며, 이것은 2주에 걸쳐 나올 예정입니다. 이것은 지금까지 있었던 제재 중 가장 높은 수위의 것이며…]

북한에 대한 제재는 이미 강화될 대로 강화된 상태여서 직접적인 타격이 추가로 가해진다기보다는 무시 못 할 상징적인 효과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란, 수단, 시리아와 함께 '불량국가'라는 낙인이 찍히게 됩니다. 이미 불량국가인 수단조차도 북한과는 교역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상태입니다.

정리하자면, 북한에게 핵 포기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상황은 계속해서 더 나빠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선명하게 보여주기 위한 조치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이번 지정은 북한, 그리고 북한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추가적인 제재와 페널티를 부과하고 이런 살인 정권을 고립시키기 위한 우리의 최고조 수위의 압박 캠페인을 지지할 것입니다.]

물론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외교적 해결'을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이 2개월째 도발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이 기간이 지속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테러지원국 지정을 명분 삼아 북한이 도발을 재개할 우려는 다시 커진 게 사실입니다.

게다가 국면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시진핑 중국 특사의 방북도 싱겁게 끝났습니다.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김정은을 만나지 못하고 빈손으로 귀국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북한 매체에서는 시진핑 특사와 관련한 추가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자동차 공장을 시찰했다고 하는데, 면담을 피해 일부러 시찰에 나섰던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김정은은 트랙터 공장을 찾은 지 6일 만에 화물차 공장에 갔는데, 이번에도 직접 트럭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화물자동차를 꽝꽝, 많이 생산하라며 역시나 국산화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적대세력들이 우리 앞길을 가로막아보려고 할수록 정신력은 더 강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과의 관계도 예전 같지 않고, 국제사회에서는 고립되는 가운데 김정은은 내부 결속을 다지는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권 2인자로 다시 부상한 최용해 주도로 군 총 정치국에 대한 검열이 진행됐고, 총 정치국장인 황병서와 제1부국장 김원홍이 숙청까지는 아니지만 '처벌됐다'는 국정원의 첩보는 심상치 않습니다.

[김병기/국회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 (어제) : 국정원은 최용해 주도 하에 당 조직지도부가 당에 대한 불손한 태도를 문제 삼아서 군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을 진행 중이라고 보고했습니다. (처벌인 거죠? 어느 정도의 수준이 있는…) 네, 처벌 수위도 어느 정도 나왔는데 그것까지는 제한될 것 같습니다. 처벌 수위도 대충 알고 있더라고요. (처벌의 규모가요, 그 2명인가요? 아니면…?) 아니죠. 이 2명이 될 정도면 밑에부터 상당히 총정치국 정치장교들의 처벌이 뒤따랐겠죠.]

군 총정치국은 김정일이 선군정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는데, 검열대상이 된 건 20년 만의 처음이라는 게 국정원 분석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제재 상황에서 정책적인 우선순위가 변경되는 것인지, 아니면 권력구도에 변화가 있는 것인지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황병서는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인물이죠. 지난 2015년에는 김관진 당시 국가안보실장을 상대로 군사회담을 벌였습니다. 두 사람이 공교롭게도 현재 똑같이 인생의 고비를 맞고 있는 거 같습니다.

1940년생인 황병서는 무릎을 공손하게 꿇고 손자뻘인 김정은에게 보고를 하고, 말할 때도 손으로 입을 꼭 다소곳이 가리고 합니다. 김정은보다 발걸음이 앞서자 화들짝 놀라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죠. 이런 처세술의 황병서도 처벌을 받게 됐는데, 북한 내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계속 챙겨봐야 될 것 같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오늘(21일) 청와대 기사 제목은 < 미국, 북한 테러지원국 지정…불량국가 낙인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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