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진 이후에 땅이 물렁해지는 액상화 현상의 흔적이 국내에서 처음 나타났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죠. 국책연구기관인 지질자원연구원이 이 액상화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추가 피해 가능성 때문에 액상화가 문제인데, 그 흔적이라고 할 수 있는 모래 분출구가 진앙을 중심으로 반경 4km까지 나타났습니다.
어환희 기자가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기자]
땅이 금간 듯 긴 선모양의 분출구입니다.
동그란 화산 모양 분출구 주변으로는 물이 흘러내린 흔적이 보입니다.
[최성자/한국지질자원연구원 : 약한 부분을 뚫고 '휙' 하고 올라오는 거죠. 그래서 죽 따라서 생기는 거죠. 가장 약한 데를 따라서. 물이 흘러내리는 것.]
포항시 흥해읍에 있는 논밭에는 다양한 형태의 분출구들이 나타났습니다.
진앙으로부터 약 4km 떨어진 동쪽 끝 칠포해수욕장에는 지름이 작게는 1cm에서 크게는 7cm에 달하는 모래 분출구가 생겼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분출구들이 액상화 현상의 핵심 증거라고 설명했습니다.
땅 속에 있던 흙탕물이 지표면 밖으로 솟아오를 때 생긴 흔적이기 때문입니다.
[김용식/한국지질자원연구원 : 자갈이 움직이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물의) 속도가 빨랐다는 거죠.]
말라있는 모래와 달리 분출구가 있는 이 곳은 고운 모래가 축축하게 젖었습니다.
분출구 아래를 파보면 이 모래가 올라온 흔적도 보입니다.
짙은 색깔을 띠는 이 축축한 모래는 밑 바닥에서부터 올라와 땅 위에 두껍게 자리잡은 모습입니다.
지진 당시 솟아올랐던 물들이 아직도 고여 있는 곳도 보입니다.
[김용식/한국지질자원연구원 : 퇴적물의 두께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어디까지 나타나는지 차후에 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흔적이 나타난 농경지 외에 도심지역 피해도 액상화로 인한 것인지 확인작업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