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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난파 위기' 바른정당 새 대표에 유승민 선출

입력 2017-11-13 18:51 수정 2017-11-13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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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른정당이 새 대표로 4선의 유승민 의원을 선출했습니다. 유 신임 대표는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한 상황에서 중도 보수 통합이란 난제까지 떠안고 있죠. 오늘(13일) 야당 발제에 유 대표 앞에 놓여있는 난제들을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반전은 없었습니다. 난파 위기에 처한 바른정당은 오늘(13일) '유승민'이라는 새 선장을 선출했습니다.

득표율 56.6%. 압도적인 표 차이였습니다. 유승민 대표에 이어 하태경, 정운천, 박인숙 후보 순으로 득표를 해서, 신임 최고위원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무엇보다 정운천 최고위원이 함께 지도부에 입성하게 된 건, 유 대표에겐 다행입니다. 정 최고위원이 위기 때마다 이렇게 기를 팍팍 불어넣어줬기 때문이죠.

[정운천/바른정당 최고위원 (4월 17일) : 올 한해 닭띠 해에 닭띠 유승민 후보가 꼭 대통령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가 꼬끼오를 한번 외치겠습니다. 꼬끼오!]

새 대표가 탄생한 날이었지만, 솔직히 전혀 축제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당의 위세가 완전히 추락했기 때문이죠.

지난 1월 의원 33명으로 시작했던 전당대회는 지난 6월엔 20명으로 줄어들었고, 오늘은 교섭단체마저 붕괴된 11명으로 전당대회를 치러야 했습니다. 유승민 대표의 당선 일성도 "춥고 배고픈 당의 현실을 적시하자"는 당부였습니다.

[유승민/바른정당 대표 : 지금 우리는 죽음의 계곡에 들어섰습니다. 원내교섭단체가 무너져서 춥고 배고픈 겨울이 시작됐습니다. 이 겨울이 얼마나 길지 우리는 모릅니다.]

하지만 유 대표는 '개혁 보수'라는 명분을 앞세우면, 자유한국당과 충분히 '보수 적자'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유승민/바른정당 대표 : 불과 열 달도 안 됐는데 22명이 떠났습니다. 그런데 최소한 자기가 한 말은 지켜야 하는 게 정치 아닙니까.]

유 대표가 최소한 "자기가 한 말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 건, 바른정당 탈당파 9인을 직접 겨냥한 발언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발언이죠.

[황영철/자유한국당 의원 (5월 19일 / 자료출처 : 한겨레TV) : (자유한국당은 어떻게 될 거라고 보십니까?) 자유한국당은 망했으면 좋겠습니다.]

[황영철/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8일) : 분명한 것은 내일부로 입당식과 함께 우리는 자유한국당의 당원이 된다…]

네, "불과 6개월 전에 망해버리면 좋겠다고 했던 당에 슬그머니 복당한 의원과 비교하면 그래도 우리가 명분에서 앞서 있지 않느냐." 이게 유 대표의 항변입니다. 하지만 비교섭단체 대표는 사실 말 그대로 춥고 배고픈 자리입니다. 유승민 대표의 앞날은 어떻게 펼쳐질까요. 아슬아슬한 예측 들어갑니다. 정 반장의 아~~예!

유승민 대표의 앞날을 '기상 예보'로 표현한다면, 비바람을 동반한 잔뜩 흐린 날씨로 예측할 수 있겠습니다. 두 가지 점에서 그렇습니다.

우선, 소속 의원들의 추가 탈당 가능성입니다. 현재 남아있는 11명 가운데 대여섯명은 잠시 탈당을 보류하고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고 보는 게 정확합니다. 다음 달 중순까지 유 대표가 보수-중도 통합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추가로 탈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유 대표는 오늘 잔류한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추가 탈당부터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유승민/바른정당 대표 : 저와 함께 당을 지켜주신 국회의원님들, 도지사님들… 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이혜훈, 이학재, 김세연, 박인숙, 하태경, 오신환, 유의동, 정운천, 지상욱, 권오을. 원외 당협위원장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당을 지켜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공개적으로 이름을 일일이 거명해서 탈당을 못하도록 코를 확 끼워버리겠다, 그런 의지가 읽히죠?

다음으로 따져볼 위기 포인트는 통합 문제입니다. 유 대표는 한국당과 국민의당을 포괄하는 중도 보수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이게 실패할 경우, 바른정당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유 대표는 오늘 당선 직후에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하게 통합 원칙을 밝혔습니다. 특히 국민의당과 적극적인 협상에 나설 것을 시사했습니다.

[유승민/바른정당 대표 : 국민의당 의원님들 중에 우리하고 연대, 협력 내지는 통합을 원하시는 분들하고 대화를 상당히 많이 해왔습니다. 제가 다 듣고 있고, 제가 일관되게 주장해온 그런 통합의 연장선에 있는 통합이라면 저는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유승민식 중도 통합 작업'은 난관이 적지 않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는 공감대가 없지 않지만, 국민의당 호남 중진들이 반발할 경우, 통합 논의가 꼬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유 대표는 특유의 리더십으로 이런 난관을 헤쳐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영화 '위 워 솔저'의 한 대목을 인용해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우리는 죽음의 계곡에 들어간다. 여러분은 전우를 지켜주고 그 전우는 여러분을 지킨다. 전투에 투입되면, 내가 맨 먼저 적진을 밟을 거고… 내가 맨 마지막에 적진에서 나올 거다. 단 한 명도 내 뒤에 남겨두지 않겠다."

오늘은 비바람 부는 흐린 앞날이 기다리고 있는 유승민 대표에게 띄우는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불안해하지 마
이렇게 얘기하는 나도 사실
불안해
걱정하지 마
이렇게 얘기하는 나도 사실
걱정이 산더미야

네, 옥상달빛의 '인턴'입니다. 오늘 바른정당 신임 대표로 선출된 유승민 의원. 마치 신분이 불안정한 인턴 사원처럼, 위태로운 출발선에 섰습니다. 정말 불안과 걱정이 산더미입니다. 여러 가지 난제가 있지만, 무엇보다 바른정당을 생존시키는 것부터가 급선무입니다. 유승민 대표의 힘겨운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 선출…험로 예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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