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법 체류자였던 태국인 여성을 직장 상사인 한국인 남성이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단속을 핑계로 유인했다고 하는데, 경찰이 성범죄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불안정한 신분을 악용 당해 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안성의 부품 제조 공장입니다.
비자가 만료되면서 불법체류자 신분이 된 20대 태국인 여성 A씨는 지난 1일 직장 상사 김모 씨를 따라 나섰습니다.
상사 김 씨는 "불법체류자 단속이 나왔으니 몸을 피하기 위해 따라오라"고 했습니다.
A씨는 사흘 뒤 경북 영양군의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불법체류자 단속이 나왔다는 건 김 씨가 A씨를 유인하기 위해 꾸며낸 말이었습니다.
김 씨는 아무일도 없던 듯 안성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김 씨의 범행은 A씨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옛 직장 동료의 추적이 시작되면서 덜미가 잡혔습니다.
[전 직장 동료 : (A씨가) 경찰이 자기를 잡으러 온다고 전화기를 꺼놔야 된다 하더라고, 김 반장이 꺼놓으라 했다고. 11월 4일날 (김씨랑) 전화 통화가 되더라고. 어디냐고 하니까 횡설수설해…불법 신분이다 보니까 실종 신고가 안 되잖아.]
딸의 사망 소식을 들은 A씨 아버지는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쌈릿/피해자 아버지 : 일자리가 있으면 일을 하려고 했던거죠. 집이 가난하니까요. 가족을 사랑했고 엄마 아빠, 딸을 사랑했고…]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성범죄를 목적으로 한 유인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