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하인드 뉴스를 시작하겠습니다. 박성태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를 열죠.
[기자]
첫 번째 키워드는 < 민망한 플래시 > 입니다.
[앵커]
어디서 터졌습니까?
[기자]
오늘(9일) 김무성 의원을 포함해 복당파 의원 8명이 자유한국당 입당식을 가졌는데요. 원래 입당식은 10시 반에 예정돼 있었는데 홍준표 대표가 15분 정도 늦게 왔습니다.
이 때문에 복당파 의원들이 회의실에서 10분 넘게 기다렸는데 기다리는 동안 이들의 표정을 보면 심각하게 굳어 있고 서로 대화도 없었고 아래를 쳐다보거나, 물을 먹거나, 수첩을 본다거나 대화도 없이 저런 표정으로 15분가량을 기다렸습니다.
[앵커]
뭔가 좀 당혹스럽기도 하고 뻘쭘하기도 하고 그랬겠네요.
[기자]
그래서 이 표정을 찍어야 하는 카메라 기자들도 15분 동안 같은 표정을 찍다 보니 머쓱해졌고요.
중간에 이 표정만 보면 입당식이 아니라 무슨 윤리위원회나 징계위원회에 온 것 같은 표정인데요.
김성태 의원이 잠깐 와서 분위기가 약간 풀렸지만 곧바로 침묵이었고 15분 정도 뒤에 홍준표 대표가 온 뒤에 침묵이 깨졌습니다.
복당파 의원들은 보수대통합이라는 명분이 있다고 했지만 오늘 표정만 보면 숨길 수 없는 그런 것들이 있었는데, 어제 복당파 중에 한 명인 황영철 의원은 언론인터뷰에서 심정이 착찹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앵커]
저희는 인터뷰하자는데 사양하던데, 황영철 의원은. 알겠습니다. 홍준표 대표가 김무성 의원을 견제하는 듯한 그런 모습도 보였다면서요?
[기자]
오늘 홍준표 대표가 15분 정도 늦게 왔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미리 자리에 복당파 의원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한 보도에 보면 홍준표 대표가 뒤에 와서 김무성 의원을 보고 "저기가 내 자린데" 이런 말을 했다고 전해졌는데요.
저희가 카메라도 멀고 현장 기자도 멀리 있었기 때문에 확인이 안 됐었습니다.
그래서 영상을 쭉 찾아보니까 비슷한 장면을 찾았는데 홍준표 대표가 옆에 홍문표 사무총장이 왔고 지금 뭐라고 말을 하는 건데요. 입 모양을 보면 "됐어, 됐어, 아무것도 아닌걸" 이런 표정으로 보이고. 김무성 의원의 표정은 아까보다 훨씬 더 굳어져 있습니다.
상황을 보면 자리를 김무성 의원에게 줬다는 홍준표 대표의 지적에 사무총장이 뒤에 설명을 했고 다시 홍준표 대표가 뒤에 "별거 아니다", 이렇게 얘기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이 상황을 홍준표 대표가 나름 보스로 평가받는 김무성 의원을 견제했다는 해석으로 보입니다.
또 홍 대표는 오늘 페이스북에 글을 하나 올렸는데 '요즘 당협위원장 정비, 지방선거 공천 등으로 바쁘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요.
이 표현 역시 친박뿐만 아니라 김무성 의원 등에게 당권은 나에게 있다라는 것을 주지시켰다는 해석입니다.
[앵커]
이건 뭐, 비하인드뉴스를 하려면 심리학 전공도 해야 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듭니다. 두 번째 키워드는요.
[기자]
두 번째 키워드는 < 안철수, 다시 호남으로? > 입니다.
국민의당 내 안철수계와 호남 중진들 간에 갈등이 계속 있는데요. 안 대표는 일단 당의 진로에 대해서는 오는 21일 토론을 열고 논의하겠다, 이렇게 했습니다.
그때까지 미뤄둔 건데요. 그러면서 최근 계속 반발해 온 호남 중진들을 향해서는 오늘은 일종의 화해 제스처도 보였습니다.
오늘 의총에서 안 대표는 "무엇보다 경험 많으신 중진 여러분께서 중심 역할을 해주시고 힘과 지혜를 모아주기를 부탁한다" 이렇게 말하기도 했고요.
또 오늘 국민의당이 호남 지방자치단체들과 예산정책협의회가 있었는데 호남홀대론을 다시 꺼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호남홀대론은 지난번에 팩트체크에서도 다 체크한 바 있는데 사실과는 다르다는 결론이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불과 3일 전에 뜻이 맞지 않으면 당을 떠나라고 하는 얘기를 유성엽 의원한테 했던가요.
[기자]
네, 유성엽 의원에게 했습니다.
[앵커]
그때하고는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호남 중진의원들의 반발이 예상외로 거세자 일단 후퇴했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국민의당의 정체성 논란, 보다 정확히 얘기하면 안철수계와 호남 중진들 간의 주도권 다툼은 토론회가 예정된 21일까지 미뤄졌을 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데요.
내부의 한 의원은 최근 안 대표가 주장한 바른정당 통합론이, 사실 많은 사람들이 바른정당의 통합파들이 결국은 자유한국당으로 갈 것이다, 예상을 했는데. 안 대표 측만 몰랐다, 정무적 감각이 떨어진다, 이런 평가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마지막 키워드를 열어보죠.
[기자]
마지막 키워드는 < 이은재, 절반의 이해 > 입니다.
[앵커]
이은재 의원.
[기자]
그렇습니다.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최근 국회 예결위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적폐청산에 대해서 따졌습니다.
하지만 이 총리가 대답을 하자 바로 의외로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직접 그 장면 보겠습니다.
[이낙연/국무총리 (지난 7일) : (댓글 공작, 국정원 공작비 상납 등) 그런 증언이 나왔는데도 그걸 밝히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부라고 말할 수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은재/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7일) : 그런 부분은 이해가 되지만 이와 같은 적폐청산 TF를 안 만들고 지나갈 수는 없을 겁니다.]
이은재 의원이 적폐청산TF가 당연하다는 투로 얘기를 했는데요. 앞서 보면 수첩을 보고 계속 질의를 했는데 이낙연 총리가 차분하게 대답하자 엉겁결에 수첩에 없는 대답이 나온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 것 같군요. 자유한국당은 아시는 것처럼 적폐청산이 정치보복이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고 이은재 의원이 적폐청산을 이해한다고 답한 그런 상황이 돼버렸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은재 의원은 지난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을 향해서 세계적인 독점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왜 경쟁입찰하지 않았냐, 따지고 결국은 사퇴를 주장하기도 했었는데요. 그 장면 다시 한 번 보시겠습니다.
[조희연/서울시교육감 (지난해 10월) : 아니 엠에스 오피스를 어디서 삽니까?]
[이은재/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10월) : 그렇지 않다니깐요.]
[조희연/서울시교육감 (지난해 10월) : 엠에스 회사 외에 살 데가 없지 않습니까?]
[이은재/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10월) : 그래서 이것은 독점규제 그다음에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조 위반입니다. 사퇴하십시오.]
[앵커]
너무 화제가 됐던 장면이기도 하죠.
[기자]
보신 것처럼 이 의원은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주장이 크고 뚜렷한 것으로 평가받아왔는데, 그런 이 의원이 이해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이낙연 총리가 쉽지 않은 일을 해냈다, 이런 평가도 있었지만, 뒤이어 이은재 의원은 곧바로 그러나 국민들이 적폐청산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다시 지적했기 때문에 이 총리 입장에서는 절반의 성공이 됐습니다.
[앵커]
그래서 절반의 이해라고 아까 제목을 단 건가요?
[기자]
네.
[앵커]
알겠습니다. 비하인드뉴스였습니다. 박성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