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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바른정당 집단 탈당으로 정계개편 구도 '흔들'

입력 2017-11-07 19:05 수정 2017-11-0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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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른정당 집단 탈당 사태의 파장이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물론이고, 국민의당까지 들썩이고 있죠. 야당 발제에서 바른정당 탈당 사태가 몰고 온 정계개편 가능성을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네, 한때 엄청난 화제와 파문을 불렀던 이른바 '노룩 패스'입니다. 다시 봐도 저 절묘한 패스 감각은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김무성 의원이 도대체 무엇을 저렇게 '노룩' 했을까요.

어제(6일) 바른정당을 탈당하는 대열에 김 의원이 떡 하니 서 있는 걸 보면서, 퍼뜩 떠오른 게 있습니다. 김 의원이 불과 10개월 전에 새누리당을 탈당하던 당시 모습입니다. 아마도 김무성 의원이 자신의 과거 발언을 '노룩'한 게 아닌가 싶어서 준비해봤습니다. 자, 과거 발언 대방출, 들어갑니다.

[김무성/바른정당 의원 (지난해 12월 21일) :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당으로 전락해서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들을 실망시켰습니다.]

[김무성/바른정당 의원 (지난해 12월 13일) : 그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파트너가 아니라 정치적 노예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김무성/바른정당 의원 (1월 24일) : 박근혜 대통령의 헌법 위반과 국정 농단 사태를 막지 못한 과오를 사죄드리고, 정치를 바르게 하겠다는 바른정당의 새 출발을 보고 드리고 부디 넓고 따뜻한 마음으로 저희들의 큰절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이랬던 김무성 의원이 어제 바른정당을 탈당했죠. 10개월 만에 입장이 180도로 변한 건데, 탈당의 변도 들어보시죠.

[김무성/바른정당 의원 (어제) : 바른정당을 창당해서 뭐 대선에 도전해봤는데, 대선의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모든 비난을 다 감수하더라도 현 시점에서는 보수가 통합해서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아야 된다는 가치가 또 우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실상 김무성 의원이 주도한 탈당 사태는 바른정당의 존립 기반 자체를 흔들고 있습니다. 남아있는 자강파는 김무성 의원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습니다.

[하태경/바른정당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김무성 전 대표 별명이 바뀌었더라고요. 원래 무대였잖아요. 무성 대장, 그래서 무대에서 무쫄로. 갈수록 추해지는 것 같습니다.]

바른정당 자강파는 "지방선거까지 완주하겠다"고 주장을 합니다. 하지만 결코 쉬운 상황은 아닙니다. 이제 11명이 남아있는데, 이 가운데 정병국, 김세연, 오신환, 유의동, 이학재 의원이 추가로 탈당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6인 정당으로 쪼그라들게 되겠죠. 유승민 의원이 점점 고립되는 상황입니다.

[유승민/바른정당 의원 (어제) : (추가 탈당에 대한 우려는 없으신지요?) 뭐 최대한 설득해보고 있습니다. 예. 몇 명이 남더라도 우리가 가고자 했던 길. 그 길로 계속 가겠다, 그 마음에 뭐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당을 떠난 통합파도 복당 절차가 만만치는 않습니다. 친박계의 반격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죠. 친박 성향의 당원 152명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조치 정지와 홍준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실제로 친박계에서는 홍 대표의 퇴진을 본격적으로 거론하고 나섰습니다.

[김태흠/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어제) : 대표가 희생양을 만들고 당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홍 대표의 막말도 당의 큰 짐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유념해주시기 바랍니다.]

침묵을 지키던 서청원 의원도 "홍 대표는 품격 있는 보수정당의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 수시로 말을 바꾸는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며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 발언 때문에 성완종 사건 관련 녹취록을 공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는데, 실제로 친박계에서 "녹취록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말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잔박들, 그러니까 잔챙이 친박들의 정치 생명만 단축될 것"이라면서, 이 한 마디로 정면 돌파를 시사했습니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갑니다."

바른정당 탈당 사태는 한국당뿐만 아니라 국민의당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유성엽 의원이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거론했다가 당내 분란만 야기했다. 대선에 패배한 사람이 당 대표가 된 것도 비정상이다. 중대한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사실상 안철수 대표의 사퇴를 거론했고, 일부 당원은 안 대표 퇴출 서명운동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안 대표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11월 6일 / 음성대역) : 저의 당선이 비정상이면 선출한 당원이 비정상이라고 보고계신 건데, 그 정도면 그런 정당에 계신 것이 무척 불편할 거란 생각마저 듭니다. (…) 응당 가야할 길을 비정상으로 인식한다면, 끝까지 같이 못할 분이 있더라도 가겠습니다. (…) 중도혁신의 길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결국 바른정당 탈당 사태는 거대한 정계 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각자 정당에서 고립되고 있는 유승민, 안철수, 두 사람의 연대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자, 오늘도 어제에 이어서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에게 헌정하는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나 나쁘죠 나 나쁘죠
내 맘이 벌써 잊어가요

네, 케이윌의 '나 나쁘죠'입니다.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이 "새누리당에는 희망이 없다"면서 탈당했던 게 불과 10개월 전입니다. "정치는 현실"이라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불과 10개월 전에 했던 발언들을 너무 쉽게 잊어버린 건 아닐까요. 물론 탈당과 복당은 개인의 선택이죠. 하지만 과거 발언들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을 무시하는 듯한, 이른바 '노룩 정치'는 지양됐으면 합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바른정당 탈당 사태에 정계개편 구도 흔들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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