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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의리의 표상…'나의 첫사랑은 조자룡'

입력 2017-11-02 21:53 수정 2017-11-20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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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어제(1일) 삼국지의 도원결의에서 시작한 데 이어서 오늘도 본의 아니게 삼국지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앵커브리핑] 그들만의…'All for one! One for all'(http://bit.ly/2A02F37)

"나의 첫사랑은 조자룡이 아니었을까."

그는 유독 조자룡을 편애했습니다.

조자룡은 삼국지의 영웅호걸 중 단 한 번도 주군을 배신한 적이 없는 의리의 표상이었습니다.

그가 단기필마로 100만 군사를 헤집고 유비의 아들 유선을 구해내는 그 유명한 장판 전투 역시 삼국지에서 손꼽히는 명장면 중 하나이지요.

그래서였을까. 실로 탄핵된 대통령과 그의 주변에는 '의리' 라는 말이 넘쳐났습니다.

"의리가 없으면 인간도 아닙니다"

그가 지지자들에게 전달했다는 메시지에 답하기라도 하듯 친박 좌장으로 불리는 정치인의 평전 제목 또한 이렇게 붙여졌지요.

"우정은 변치 않을 때 아름답다"

그들에게 있어 의리는 세상의 모든 가치를 앞서는 전부였던 것입니다.

그 '의리' 앞에서는 누구보다 당당하고 떳떳했으며…

문제가 된 작년 총선 공천 파동의 와중에 이런 말을 남긴 의리의 조자룡도 있었습니다.

헌법보다 인간관계가 중요하다…어쩌면 지난 정권이 몰락한 것도 이런 놀라운 가치관 때문이 아니었을까…

심지어 배신하지 않는 진실된 사람, 즉 진박으로 국회를 채우기 위해 국민 세금으로 조성한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로 그 의리를 실천했다 하니…의리를 위해서는 국민의 혈세쯤이야 쌈짓돈 정도로 여겼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러나 변치 않을 것만 같던 그들의 의리는 각자의 생존 앞에서 파열음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를 적극 옹위해온 정당은 살아남기 위해서 주군의 출당을 논의하고 있고… 대통령의 수족, 즉 '문고리'라 불렸던 이들마저도 마찬가지…

언필칭 배신의 생존법 앞에서 "이 사건의 역사적 멍에와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다"고 했던 의리파의 수장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첫사랑은 조자룡. 그러나 정작 조자룡의 의리가 빛났던 것은 그가 대의를 위해 직언을 서슴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실제로 삼국지의 한 장면에서 조자룡은 유비를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바라건대 사사로운 일은 잠시 미루시고 천하를 중히 여기소서"

그의 첫사랑은 의리의 조자룡이었으나 문제는 자신의 막강한 권한을 사사로운 일에 조자룡 헌 칼 쓰듯 했다는 것.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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