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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박근혜 제명' 초읽기…바른정당은 분당 가시화

입력 2017-11-02 19:14 수정 2017-11-0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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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내일(3일) 최고위원회를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제명 처리를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친박계의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일 최고위 결과가 주목이 되는데, 이에 맞춰서 바른정당 통합파도 사실상 집단 탈당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야당 발제에서 통합을 둘러싼 보수 야당의 진통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카운트다운은 이미 끝이 났습니다. 2일 밤 0시를 기점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진 탈당할 수 있는 시한이 만료가 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이의를 제기하거나 자진 탈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자동으로 제명 처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홍준표 대표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배우 정우성 씨 목소리로 대신 들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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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나와!"

(영상출처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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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대표는 예정대로 박 전 대통령을 내보낼 방침입니다. 제명을 논의하는 최고위를 내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홍 대표가 자동 제명 처분됐다고 선언하는 방식으로 출당 문제를 매듭지을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의 5년 전 발언이 모두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비례대표 사퇴 기자회견 / 2012년 11월 25일) : 저는 오늘로 지난 15년간 국민의 애환과 기쁨을 같이 나누었던 대통령 직을 사퇴합니다. 국회의원 직을 사퇴합니다. 제가 뭐라고 그랬습니까? 예, 제가 실수했습니다.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저의 정치 여정을 마감하려고 합니다.]

네, 결국 실수가 아니라 예언이 되고 말았죠. 실제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고, 이번에는 당에서 쫓겨나는 방식으로 정치 여정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내일 최고위가 열리기까지 변수가 아주 없는 건 아닙니다. 우선 친박 성향의 재선 의원들의 집단행동 가능성입니다. 오늘 홍 대표와 재선 의원들이 오찬을 함께 했는데, 우선 홍 대표 표정부터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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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자유한국당 재선 의원 오찬 / 어제) : 너거 할 일이 되게 없나 보다~ 이것들이 할 일이 되게 없나 보다.]

"할 일이 없어서 이러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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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죠. 저도 할 일이 없어서 이런 발제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방금 현장에 있던 기자가 한 얘기도 들으셨죠. 기자들이 할 일이 없어서 의원들 밥 먹는 자리에 간 게 아니죠. 지금 재선 의원들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에 취재하러 간 거 아니겠습니까. 물론 박근혜 출당에 반대하는 상당수 친박 성향 재선 의원들은 오늘 오찬 자리에 불참했습니다. 하지만 내일 최고위 직전에 조직적인 반발을 할 거라는 관측도 없지 않습니다.

또 하나. 홍 대표 입장에서는 '통합 전당대회' 역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에는 바른정당 쪽에서 주로 나왔던 아이디어인데, 오늘은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까지 이 방안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무슨 바른정당과 당대 당 통합이냐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수 있지만, 우리가 조금 한 단계 접고 들어갔을 때는 저희들이 제1당도 될 수 있다. 홍 대표께서도 이런 문제, 또 우리 의원들도 한번 검토를 해주십사…]

정 원내대표가 말하는 '당대 당' 통합은 결국 '통합 전당대회'를 뜻합니다. 결국 홍준표 대표에게 사퇴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홍준표식 통합론'에 제동을 걸었다고도 볼 수 있겠죠. 다시 말하면, 만약에 내일 홍 대표가 최고위 의결도 없이 '박근혜 제명'을 밀어붙인다면, 정 원내대표가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얘기도 됩니다. 실제로 정 원내대표는 오늘도 그런 뜻을 내비쳤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제명을 할 경우에는 최고위의 의결을 거쳐야 된다는 당규의 규정이 있습니다. 법조인들의 의견도 이것은 최고위의 의결을 거쳐야 된다고 이렇게 판단을 하고 있고…]

일부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홍준표 대표가 내일 박 전 대통령 제명을 강행할 수 있을지 주목이 됩니다. 아마 바른정당 통합파도 최고위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겠죠. 일단 통합파 의원들은 내일 박근혜 제명이 처리될 것으로 보고, 6일 집단 탈당 일정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통합 전당대회'라는 새로운 변수가 떠올랐지만, 통합파 리더 김무성 의원이나 자강파 리더 유승민 의원은 전혀 받을 생각이 없습니다. 김 의원은 "5일에 다시 열기로 한 의원총회가 마지노선"이라고 못을 박았고, 유 의원도 "바른정당 전당대회는 그대로 진행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바른정당은 사실상 분당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예정대로 6일쯤 8명 정도가 집단 탈당하게 되면, 곧바로 교섭단체 지위도 상실하게 됩니다. 그래서 바른정당이 '보수의 정의당'으로 남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는 게 현실이죠. 어제 의원총회 직후에는 통합파와 자강파 의원들이 함께 만찬을 했습니다. 그야말로 최후의 만찬으로 기록이 될 것 같은데, 분위기도 어딘가 어수선했습니다.

[김무성/의원 (바른정당 만찬 / 어제) : 통합을 위하여!]

[이종구/의원 (바른정당 만찬 / 어제) : 자강파는 자강을 위하여!]

[주호영/의원 (바른정당 만찬 / 어제) : 완전한 통합을 위하여]

[황영철/의원 (바른정당 만찬 / 어제) : 통합과 자강을 위하여 이렇게…]

네. 오늘은 재결합이 임박한 홍준표-김무성, 두 사람을 보면서 떠올려본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언젠가는 내게 돌아올
운명이었다고

네, 김동률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입니다. 홍준표-김무성, 두 사람이 이르면 6일쯤 재결합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 헤어진 연인이 다시 합치는 것처럼 요란합니다. 그런데 국민들 입장에서는 어리둥절한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 과연 '박근혜 제명'만 이뤄지면 '친박 청산'이라는 대전제가 충족이 되는 걸까요. 그리고 바른정당이 결국 해체되면 '개혁보수' 이념은 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요. 이런 국민적 의구심에 대한 충분한 답을 내놔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한국당, '박근혜 제명' 초읽기…바른정당은 분당 가시화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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