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앵커브리핑] 그들만의…'All for one! One for all'

입력 2017-11-01 22:10 수정 2017-11-20 23:1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그들은 복사꽃 흐드러진 나무 아래서 형제의 의를 맺었습니다.

세 명의 영웅. 그들의 질긴 인연은 바로 거기에서 시작했지요.

흐드러진 연분홍 꽃잎은 사뭇 비장미를 더했을 것이요, 영원을 의미하는 복숭아나무는 오랜 시간 변치 않을 마음을 상징했을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숫자 3은 의미가 깊습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 3위 일체와 세 명의 동방박사가 있었고 게르만 신화에도 최초의 신들은 삼형제였습니다. 환인과 환웅과 단군, 즉 단군신화에서도 삼신을 모셨지요.

뒤마의 소설 삼총사에도 All for one, One for all을 외치는 세 명의 호위무사가 등장하고. 심지어 내기조차 삼세판이라 하니.

3이란 숫자는 서로를 당기며 견제하며 보완하는…적절한 균형을 가진 조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난데없지만 여기에도 삼총사는 등장합니다. 하긴 그들 역시 빈틈없이 주군을 보좌했으니 3인방이라 불려도 마땅하긴 하겠지요.

98년 대구 달성 보궐선거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그들만의 도원결의는 20년 동안 지속되었고 무적의 그 3인방의 이름 앞에는 어느 순간 '문고리' 라는 수식어가 붙었습니다.

이른바 절대권력. 청와대의 비서실장이나 수석도 이들을 거치지 않고는 대통령을 만나기조차 힘들었다는데…여기에 '사심 없는 사람들' 이라는 대통령의 비호가 얹어져서 그들의 입지는 더욱더 굳어졌습니다.

그러나 3이라는 안정감 사이로 사심과 탐욕이란 무게가 더해졌기 때문이었을까.

주군이 구속된 지 216일. 3인방 중 한 사람이 움직일 수 없는 증거로 구속된 지는 무려 361일.

어떻게든 각자도생하려 했던 나머지 두 사람은 역시 움직일 수 없는 증거로 인해 결국 발목을 잡히게 되었습니다.

"당분간 돈 전달하지 마라"

다급했던 연락의 정황이 알려졌고 돈 봉투는 이른바 윗선으로 전달되었을 가능성마저 나와서 주군의 혐의를 더할 상황에까지 처하게 되었으니…

살아서도 같이, 죽어서도 같이…20년간 누구보다도 끈끈했을 그들의 관계처럼 3인방과 그 주군은 결국 먼 길을 돌고 돌아 같은 곳에 다시 모이게 될 운명은 아니었던가…

이제 겨울이 지나면 봄은 기어이 올 터이고 복사꽃은 또다시 흐드러진다지만, 이미 깨져버린 그들만의 도원결의. 그래서 분분한 낙화는 눈물겹다 했던가….

오늘(1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관련기사

[앵커브리핑] '세월호 뉴스를 아직도 하고 있는가…?' [앵커브리핑] 안타까운 죽음…'그의 가슴은 따뜻했다' [앵커브리핑] '호부견자. 호랑이 아비에 개와 같은 자식' [앵커브리핑] '통일은 대박이다' [앵커브리핑] '많은 별들이 한곳으로 흘러갔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