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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폭풍전야' 보수통합…'통합 전당대회' 새 변수로

입력 2017-11-01 19:09 수정 2017-11-01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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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오늘(1일) 보수통합 문제를 놓고 하루종일 긴박하게 움직였습니다. 한국당은 초재선 의원들이 잇따라 회동하면서 친박 청산 작업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섰고, 바른정당은 의원총회에서 통합파와 자강파가 강하게 부딪혔습니다. 야당 발제에서 보수통합을 둘러싼 양당의 긴박한 움직임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자, 오늘 발제는 복부장의 심오한 '삼각형'에서 출발합니다. "도대체 저 삼각형이 뭘 뜻하는 것이냐", 이렇게 물어보는 분들이 많은데,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요즘 워낙 보수통합 이슈에 매몰돼 있기 때문인지, 복부장의 삼각형을 유심히 쳐다보다가 문득 이런 그림을 떠올렸습니다. 이른바 '친박청산의 트라이앵글'입니다. 홍준표, 김무성, 두 사람이 아랫변에서 협력을 하고 있고, 서청원 의원은 상단 꼭지에서 갈등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직접적이고 치열한 갈등은, 아무래도 홍준표, 서청원, 두 사람 사이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지난달 28일) : 어떻게 그리 유치한 짓을 하느냐 이 말이야. 8선이나 되신 분이 새까만 후배한테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그런 협박이나 하고. 녹취록 있다면 한번 까 보죠.]

[서청원/자유한국당 의원 (지난달 22일) : 당과 나라를 위해 홍준표 대표 체제는 종식되어야 합니다. 홍준표 체제를 허무는 데 제가 앞장서야 되겠습니다.]

실제로 친박계는 '홍준표 책임론'을 제기할 분위기입니다. 친박 성향의 재선 의원들이 오늘 오찬 회동을 했죠. 당초에는 이 자리에서 "홍준표 대표도 함께 물러나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오늘은 일단 "박근혜 출당에 반대한다"는 입장만 정리했습니다. 우회적으로 홍 대표의 출당 강행 조치를 비판하고 나선 거죠. 오늘 오후에는 초선 의원들도 별도 회동을 열고 친박 청산과 관련한 의견 수렴에 나섰습니다.

한국당 소속 의원 107명 가운데 초선과 재선을 합치면 전체의 약 70%에 달합니다. 만약에 이들이 박근혜 출당부터 제동을 건다면, 홍 대표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습니다. 오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면, "당내 문제는 국민 여론대로 원칙적으로 진행하겠다"며 박근혜, 서청원, 최경환, 이 세 사람에 대한 출당 조치를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을 재확인 했습니다.

또, 오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잔박, 그러니까 '잔챙이 친박'들이 몸부림치는 게 측은하다"며 특유의 독설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어제 한국당 혁신위원회가 '역사의 죄인'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경고하고 나선 것도 홍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이벤트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류석춘/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 (어제) : 최소한의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역사의 죄인'들에게 단호하게 그 책임을 묻기를 재차 권고한다.]

홍 대표는 다른 한편으로는 의원들을 다독이는 작업에도 착수했습니다. 이른바 '홍준표의 식사 정치'입니다. 홍 대표는 오늘과 내일 최고위원, 초선, 재선, 3선 의원들과 잇따라 식사를 하면서 사전 정지 작업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당내 반발을 의식했기 때문인지, 다소 초조한 면도 없지 않았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 예의가 아니다. 이러지 마라. (친박 청산 관련해서…) 차 오라 그래. (오늘 오찬 회동에서 어떤 말씀하실 거예요?) 너한테 먼저 보고해야 되나.]

다시 '친박청산의 트라이앵글'을 보겠습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갈등의 축이 바로 서청원, 김무성 의원입니다. 한국당 내의 친박 의원들 사이에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서청원, 최경환 의원을 내보내고, 탄핵을 주도했던 김무성 의원을 받으라는 게 말이 되느냐" 이런 기류도 없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말 탄핵 정국에서 나왔던 상징적인 장면이 있습니다.

[김무성/바른정당 의원 (지난해 12월 13일) : 그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파트너가 아니라 정치적 노예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서청원/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12월 13일) : 자, 당신은 하늘에서 내려준 인물인데, 대통령인데. 이렇게 칭찬하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침을 뱉고. 나는 정치보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김무성 의원이 주축이 된 바른정당 통합파는 오늘 의원총회에서 자강파를 상대로 마지막 설득 작업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11월 6일 집단 탈당에 앞선 명분 쌓기용이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다만, 일부 자강파들 사이에는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의 통합 전당대회를 제안하고 나섰습니다.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김세연 정책위의장도 비슷한 제안을 했습니다.

[김세연/바른정당 정책위의장 : 통합 전당대회를 통해서 우리가 보수 대통합의 주도권을 쥐고 대등한 입장에서 이것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시기는 이제 공을 자유한국당에 넘깁시다. 저기서 수용한다면 우리도 거기에 참여 못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통합 전당대회'라는 새로운 변수는 보수통합 논의에 또 다른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거세지고 있는 친박계의 반발을 고려할 때,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진단입니다.

자, 오늘은 친박계의 마지막 반격을 지켜보면서 골라본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그 동안에 넌 얼마나 힘이 들었니
천년이 가도 난 너를 잊을 수 없어
사랑했기 때문에

네, 박완규의 '천년의 사랑'입니다. 이 노래는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이었던 유영하 변호사의 휴대전화 컬러링으로 알려져 있죠. 매우 적절하게도 친박계의 심경을 잘 대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 전 대통령 출당이 임박한 가운데, 친박계의 마지막 반격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천년, 만년, 박 전 대통령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 과연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어떻게 비쳐질까요.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폭풍전야 보수통합…'통합 전대' 새 변수로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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