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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한국당, 나흘 만에 국감 복귀…보수통합은 진통

입력 2017-10-30 17:45 수정 2017-10-3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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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유한국당이 보이콧 나흘 만에 국정감사에 복귀했습니다. 정부 예산안 심의 등 굵직한 정치 일정 앞에서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친박청산을 놓고 운명의 1주일을 맞이했습니다. 야당 발제에서 한국당의 국감 복귀 소식과 함께, 친박청산을 둘러싼 복잡한 당내 갈등 상황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오늘(30일) 자유한국당이 슬그머니 국감 보이콧을 풀었죠. 국감 일정이 내일 종료가 되기 때문에 여론의 비난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정우택 원내대표의 리더십에는 어느 정도 상처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정우택 원내대표가 국감을 활용해온 방식이 어땠는지, 한 번 따져보고 가죠. 이름하여 '정우택의 국감 사용설명서'입니다. 첫 번째 항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번. 일단 고성부터 질러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게 국감이니까요.' 그렇습니다. 정우택의 국감 사용설명서, 그 첫 번째는 '고성'입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국회 산자위 국정감사 / 지난 19일) : 지금 뭐 하는 거야, 이게! 무슨 태도가 그래?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거야? 그게 무슨 태도야?]

이어서 2번 항목도 보겠습니다. '2번.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생기면 일단 국감을 보이콧 해요.' 정우택의 국감 사용설명서, 그 두 번째는 '보이콧'입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난 26일) : 오늘 불가피하게 국정감사 중단을 결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날치기 폭거에 해당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을 드리고…]

이렇게 비장했던 게 불과 나흘 전인데, 오늘은 또 슬그머니 복귀를 선언했습니다. 여기서 세 번째 항목이 등장합니다. '3번. 여론의 비난이 커질 것 같으면 무조건 보이콧을 풀어요. 명분 같은 건 중요치 않아요.' 정우택의 국감 사용설명서, 그 마지막 항목은 '명분 약한 복귀 선언'입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저희들은 국감 중단을 결정했습니다마는 국감 포기를 결정한 바는 없습니다. 오늘부터 국감 재개를 다시 한 번 선언을 하고…]

그런데 솔직히 뒤끝 없는 쿨한 복귀는 아니었습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복장을 한 번 보시죠. 마치 장례식장 같죠. 이것도 일종의 '패션 정치'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한국당 의원들은 오늘 국감장에서도 '블랙 패션'의 의미부터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홍문종/자유한국당 의원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 : 제가 지금 까만 넥타이를 매고 있는데 왜 매고 있는지 아세요?]

[강경화/외교부 장관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 : 오늘… 모르겠습니다. 의원님.]

[홍문종/자유한국당 의원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 : 잘 모르세요? 여당도 중요하지만, 야당 관심 좀 가지시라고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여당이 지금 언론 장악하려고 하는 행동들 이거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이렇게 막가파식으로 해도 되냐 이걸 항의하느라고 이렇게 매고 나왔습니다.]

오늘 한국당이 선보인 침울한 장례식 패션, 그런데 정작 더 침울한 건 친박청산을 둘러싼 자유한국당 내부 분위기입니다. 기왕 '패션 정치' 얘기를 한 김에, 친박청산과 보수통합의 주역들이 보여준 '공항 패션'으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우선 최경환, 김무성 의원, 무거운 캐리어를 손수 들고 나왔습니다. 두 사람의 정치적인 부담감이 느껴지는 장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서청원 의원을 보시죠. 가벼운 서류가방만 하나 들고 있습니다. "이것저것 필요 없고 성완종 사건 관련 녹취록 한 방이면 끝난다", 이런 메시지를 에둘러 전하는 것처럼 보이죠. 마지막으로 홍준표 대표를 보실까요. 유일하게 혼자서만 맨 손이었습니다. "맨손으로 상대해주겠다" 뭐 이런 자신감의 표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홍 대표는 서 의원을 원색적으로 비판했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28일) : 어떻게 그리 유치한 짓을 하느냐. 8선이나 되신 분이 새까만 후배한테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그런 협박이나 하고. 그래서 해볼 대로 해보라고 했어요. 녹취록 있다면 한번 까 보죠.]

보시는 것처럼 홍 대표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습니다. 일단 11월 3일 최고위를 열어서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부터 매듭짓겠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홍 대표는 박근혜 출당의 경우, 별도의 의결 절차가 필요 없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이 됩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오늘도 "박 전 대통령 출당은 최고위 의결 사안"이라며 홍 대표와 정반대 주장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지금 가장 애가 타는 건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입니다. 어제 김무성 의원이 주재한 별도 모임이 있었는데, '박근혜 출당' 문제를 지켜본 뒤에 행동에 돌입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우선은 이 8명의 의원들이 집단 탈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만약에 이번 주에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이 마무리된다면, '디 데이'는 11월 6일이 가장 유력합니다.

자, 오늘의 발제를 음악으로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그렇게 넌 당당하게 그렇게 넌 깐깐하게
그렇게 넌 뻔뻔하게 잘도 갖고 놀아
기분 더럽게 막 말하고 철없게 행동하고
약 올리고 약 올려 날 자꾸 Better stop now

네, 유키스의 '만만하니'입니다. 홍준표-서청원, 두 사람의 싸움은 보기에도 민망한 수준입니다. 한쪽에서 "건들면 확 불어버린다"는 식으로 협박성 발언을 하자, 다른 한쪽에서는 "정치 참 더럽게 배웠다"며 폭언을 했습니다. 국민들이 얼마나 만만했으면 공개적인 자리에서 협박과 폭언이 오가는 걸까요. 우리 아이들도 다 지켜보고 있습니다. 부디 정치를 '19금'으로 만들지는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한국당, 나흘 만에 국감 복귀 … 보수통합은 진통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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