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근혜 정부에서 '창조경제 1호 기업'으로 주목받았던 아이카이스트가 얼마전 폐업했습니다. 대표이사는 투자금을 가로채 구속됐고, 대주주인 카이스트엔 1억원 넘는 빚만 남겼는데, 이번엔 한 시중은행이 이 회사에 무리하게 대출을 해줬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비선실세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나옵니다.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2015년 11월, KEB하나은행은 아이카이스트에 7억 원을 대출합니다.
1년 동안 총 4차례에 걸쳐 모두 21억 9300만 원을 아이카이스트에 대출해줬습니다.
당시 은행의 대출 추천 의견서입니다.
부채 비율이 80%로 재무 안정성도 양호하다고 평가돼 있습니다.
하지만 불과 2년 전 아이카이스트의 부채비율은 647%였습니다.
이는 대출을 받기 전 해에 회사가 보유한 비외감법인 주식을 관계사에 두 배 가까이 비싸게 팔아 큰 이익을 봤고, 이로 인해 부채비율이 뚝 떨어진 것으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이익을 봤는지는 근거가 없습니다.
[김경율/회계사 : 특수관계자끼리 자기 거래를 한 셈이거든요. 얼마든지 수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숫자니까 많이 의심해볼 만한 거래죠.]
해당 은행의 대출 관례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EB하나은행 대출 담당 : 제 경험을 봐서는 이런 대출은 취급이 불가능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일단은 매출액 대비 대출금액이 과다하고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찾은 창조경제 1호기업, 아이카이스트는 얼마 전 폐업했습니다
창업자도 수백억 원대 사기 혐의 등으로 이미 구속됐습니다.
무리한 대출을 한 은행이나 그 대출을 보증한 신용보증기금도 큰 손해가 불가피해졌습니다.
[김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 KEB하나은행 뿐 아니라, 신용보증기금까지 특혜 의혹이 있는 것으로 미뤄봤을 때 그 배후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영상디자인 : 황선미, 영상취재 : 이주현·김진광, 영상편집 : 박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