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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노무현 '논두렁 시계'·채동욱 혼외자…배후엔 국정원

입력 2017-10-24 19:13 수정 2017-10-2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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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정원의 노무현 전 대통령 검찰 수사 개입,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 등 그동안 의혹으로만 여겨졌던 사건들의 배후엔 모두 국정원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적폐청산 TF 조사 결과 대부분 사실로 또는 위법성이 발견돼 검찰 수사가 필요한 것으로 결론이 났는데요. 오늘(24일) 최반장 발제에선 각종 공작 뒤에 드리워진 국정원의 그림자를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설마했던 일이 현실로 확인됐습니다. 의혹만 넘쳐나던 국정원의 공작이 국정원 자체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사건 배후엔 국정원이 있었습니다. 2009년 4월 22일 KBS는 노 전 대통령이 명품시계를 받았다고 단독 보도합니다. 그런데 하루 전 국정원이 수사팀장인 이인규 중수부장을 만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 자리에서 국정원 측은 "고가 시계 수수 건은 중요한 사안이 아니므로 언론에 흘려서 적당히 망신주는 선에서 활용하라"며 '언론플레이'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5월 13일 SBS는 "노 전 대통령이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보도를 합니다. 해당 기자는 "관련 내용은 검찰에서 들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지금 밝히면 다칠 사람들이 많다"며 진술을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전직 국정원 직원들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전 국정원 간부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114회 / 8월 24일) : 논두렁 시계 논란을 만들어 낸 것은 국정원이라고 확신합니다.]

[전 국정원 서버 관계자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114회 / 8월 24일) : 심리학자를 통해서 심리전단 프레임을 만들었어요. 논두렁 시계 아시죠? 그것도 국정원에서 전문가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단어예요.]

국정원은 언론사 간부를 접촉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SBS 사장을 만나 "노 전 대통령 수사를 적극 보도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리고 KBS 보도국장에게는 "국정원의 수사 개입 의혹을 보도하지 말라"고 부탁합니다. 누구냐면, 각각 이명박 정부 마지막 대통령실장을 지낸 하금열 씨와 현 KBS 사장인 고대영 씨 입니다. 특히 TF는 보도를 하지 않은 명목으로 KBS 국장에게 200만원을 건넸다는 국정원 직원의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KBS노조는 "고 사장이 돈을 받고 뉴스를 팔았다"며 비판했는데요. 당시 단신 기사를 작정했지만 부서장이 승인하지 않아 보도가 안 됐다는 겁니다.

[김준범/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대외협력국장 : 기자가 기사를 썼는데 사인이 안 나는 경우가 흔한 경우도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겠죠. 그래서 회사가 '기자들이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그래서 보도를 할지 말지 여부를 결정할 것조차 없었다.'라는 해명은 일단 기본적으로 사실관계가 다르다, 라는 점을 확인했고요.]

또 다른 의혹은 '채동욱 찍어내기' 사건입니다.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이 원세훈 전 원장의 선거법 위반 적용 여부를 놓고 법무부와 갈등을 빚고 있었는데요. 그러던 중 조선일보에서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이 보도되고 이후 채 총장은 물러나게 됐죠.

국정원 개혁위는 채 전 총장 혼외자의 신상정보가 당시 국정원 2차장에게 보고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2013년 6월 7일이었는데요. 이날부터 직원 송모 씨가 채모 군의 정보를 불법 수집합니다. 송씨는 "한 식당 화장실에서 채모군이 검찰총장의 혼외자라고 하는 얘기를 우연히 듣고 확인한 것"이라며 '윗선'의 지시를 부인했죠. 하지만 당사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채동욱/전 검찰총장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107회 / 7월 6일) : 그래도 검찰총장이면 최고 사정기관의 수장 아닙니까? 그러니까 제일 큰 칼자루를 쥐고 있는, 지휘하는 수장인데 그 사람을 상대로 해서 어떻게 그거를 자기가 독단적으로 마음대로 사찰을 하겠어요?]

개혁위는 국정원 지휘부가 첩보를 보고 받았고 당시 직원 수십명이 컴퓨터에서 '채동욱'을 검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송씨 단독행위가 아닌 조직적인 사찰이 있었을 거라 판단하고 검찰에 수사의뢰하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기업을 동원해 우파단체를 지원한 '화이트리스트' 의혹도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2010년 국정원은 좌파 대항활동 실적, 조직규모와 인지도 등에 따라 지원단체를 5개 등급으로 분류합니다. S등급엔 자유총연맹 등 3개 단체가, 그 다음인 A등급엔 변희재씨가 대표로 있는 미디어워치 등 5개 이어 B C등급에 각각 4개 단체가 있는데요. 구속된 허현준 전 행정관이 활동했던 시대정신은 가장 낮은 D급이었습니다.

2011년엔 지원단체와 대기업간의 '매칭' 현황도 확인됐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전경련은 자유총연맹 등에 기부금을 내고 삼성은 7개 단체에 기부금을 내고 미디어워치 등 4개 매체에 광고를 싣는다는 식입니다. 현대차도 각각 6개 단체, 4개 매체에 지원을 했어야 합니다.

TF조사 결과 대기업을 동원해 보수단체를 지원하는 구상은 바로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기업을 움직이도록 한 '행동대장'이 바로 국정원이다는 건데요.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런 겁니다.

[이춘석/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 지난 20일) : 국정원 및 재벌기업으로부터 불법 자금 받아서 매 시위현장마다 관제데모 시위를 하시는 분이에요. 그러한 자금 마련하기 위해서 대기업 찾아다니면서 협박해서 X 뜯어가지고 그 자금 마련하는 겁니다.]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논두렁 시계, 채동욱 혼외자…배후엔 국가정보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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