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야당] 홍준표 vs 친박 전면전…흔들리는 보수 통합

입력 2017-10-23 18:58 수정 2017-10-23 20:2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가 박근혜, 서청원, 최경환, 세 사람에 대한 탈당 권유 결의를 한 이후, 친박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표와 서청원, 최경환 의원은 서로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고, 폭로전까지 이어가고 있죠. 야당 발제에서는 내홍에 빠진 자유한국당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제가 정치부 기자로 처음 일을 시작했던 게 2006년입니다. 과거에 출입했던 당을 추려봤더니, 보시는 것처럼 꽤 많습니다. 가장 특이했던 경험은 바로 '친박연대'였습니다.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걸 당 이념으로 내세운 다소 이색적인 정당이었는데, 당시 친박연대의 대표가 바로 이 분이었습니다.

[서청원/자유한국당 의원 (2008년 3월 19일) : 그동안 국민 속에서 몸을 던졌던 박근혜 전 대표는 분명 살아있는 한나라당의 역사이며 주인공임을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도대체 누구를 위해 이렇게 우리 모두의 한나라당을 갈기갈기 찢어놓았습니까?]

자, 약 10년 전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가 한나라당을 탈당하던 모습이었습니다. 10년이나 흘렀지만, 마치 어제 일처럼 익숙한 건 왜일까요.

제가 친박이라는 계파를 10년 가까이 지켜본 결론은 이겁니다. 친박계의 위기 극복의 첫 번째 원칙은 "박근혜를 활용하라"는 겁니다.

이번엔 홍준표 대표에 의해서 제명 위기에 놓인 서청원 의원. 또다시 그 이름을 소환했습니다.

[서청원/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지금 박근혜 전 대통령도 굉장히 너무 괴로울 거다, 몸도 안 좋은데. 그 양반도 당을 위해서 공헌한 분이니까 나중에 1심이라도 끝나면 예의를 갖추는 과정을 갖는 것이 인간 도리다.]

친박의 위기 극복의 원칙. 그 두 번째는 이른바 "우리가 남이가" 정신입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만나보면, 유난히 친박 의원들 사이에 "형님" "아우" 이런 호칭이 많이 오가는 편입니다. 지금 당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서청원, 최경환 의원, 아마도 이런 대화가 오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 '신세계' (2012)]
"어이 브라더, 너 요새 뭔 일 있냐. 얼굴이 아주 맛이 갈라 그런다."
"그냥 요새 좀 피곤해요."
"큰 일 앞두고 그러면 쓰겄냐. 상황이 상황이긴 하다만 편하게 생각해라 결국엔 다 잘 될거니까… 브라더는 딱 이 X같은 형님만 믿으면 되야"

자, 브라더와 형님은 똘똘 뭉치기로 했습니다. 서청원, 최경환 의원이 홍준표 대표와 전면전을 벌이고 있죠. 양측의 전면전을 몇 가지 키워드로 분석해보겠습니다. 우선 '배신'입니다.

최경환 의원은 홍 대표의 출당 요구에 대해 "정치적 배신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서청원 의원도 "결국 탄핵을 주도했던 바른정당 의원들을 끌어오기 위한 배신행위"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습니다.

[서청원/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정권을 빼앗기도록 한 사람들이 지금 영웅시 돼서 돌아오는 그런 정치문화는 없어야 될 때입니다. 탄핵을 반대한 사람은 내쫓으려고 하는 이런 행위는 정치상에서는 영원히 없어져야 된다.]

자, 그런데 홍 대표는 전혀 다른 주장을 합니다. 홍 대표는 오늘 전술핵 재배치 요구를 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죠. 출국 직전에 서청원, 최경환 의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요약하자면, "당신들이 진짜 배신자다" 이런 주장입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 박근혜 전 대통령 팔아서 호가호위했던 분들이 탄핵 때는 숨어 있다가 자기 자신의 문제가 걸리니 이제야 나와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좀 비겁합니다.]

하지만 친박계가 아주 할 말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홍 대표가 대선 때와 말이 전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5월 4일) : 우리 이제 친박들, 다 용서합시다. 서청원, 그다음에 최경환 다 용서하는 게 맞겠죠?]

자, 홍 대표와 친박의 전면전. 그 두 번째 키워드는 '폭로'입니다. 양측의 싸움은 이 대목에서 그야말로 이전투구로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서청원/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성완종 의원 관련 사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나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습니다. 제가 진실을 증거로 내겠습니다.]

자, 서청원 의원이 홍 대표가 성완종 사건과 관련해서 뭔가 부정한 청탁을 한 것처럼 슬쩍 흘렸습니다. 그랬더니 홍 대표가 이렇게 맞불을 놨습니다. "정치자금 사건으로 감옥에 있을 때 MB에게 요구해서 사면해준 사람에게 적반하장으로 달려들고 있다."

서로 폭로전까지 치닫고 있는 상황, 마지막 키워드는 '응징'입니다. 서청원, 최경환 의원은 이참에 친박계를 결집시켜서 홍준표 대표를 몰아내겠다는 입장입니다.

[서청원/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홍준표 체제를 허무는 데 제가 앞장서야 되겠습니다. 뜻을 같이 하는 동지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하지만 홍준표 대표는 "폐수를 깨끗한 물과 같이 둘 수 없다"는 말로 두 의원에 대한 출당 조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친박계가 집단 반발한다면, 두 의원에 대한 출당은 물론이고,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도 흔들릴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자, 오늘은 진흙탕 싸움에 빠진 자유한국당에 띄우는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떠나버려 날 떠나가 버려
이렇게 너만을 믿고 살아갈 순 없어
떠나버려 아주 사라져버려
차라리 혼자되는 쪽을 택하겠어

네, 업타운의 '떠나버려'입니다. 홍준표 대표와 친박 서청원, 최경환 의원의 전면전. "아주 사라져버려라" 이렇게 서로 저주에 가까운 말들이 오가고 있습니다. 진정한 반성은 실종되고 집안싸움만 벌이는 낯뜨거운 장면, 우리에게는 꽤 익숙한 장면이죠. 오늘 한 일간지에는 이런 사설 제목이 올라왔습니다. '자유한국당 또 이전투구 내분, 아직 덜 망했다.'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홍준표 vs 친박 전면전…흔들리는 보수 통합 > 입니다.

관련기사

서청원, 홍준표 사퇴 운동 돌입…'성완종 리스트' 언급 홍준표-서청원 "니가 나가라"…한국당 친박 청산 앞날은? 친박 출당 조치에 반격 나선 서청원 "홍준표 퇴진하라" 서청원-홍준표 '성완종 리스트' 폭로전으로…갈등 격화 자유한국당 '박근혜 탈당 권유' 의결…서청원·최경환도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