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18 광주민주화 운동 때 행방불명자들을 암매장한 곳으로 추정이 되는 옛 광주교도소에 대한 현장조사가 시작되면서, 37년만에 시신을 추가로 발견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당시 희생자들과 관련해 또 한가지 전해드릴 소식은 당시 계엄군이 신원 파악을 막기 위해 시신에 페인트칠을 했다는 사실이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는 소식입니다. 관련 증언도 이어졌습니다.
먼저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1985년 6월 2일 작성된 '5.18 사망자 검시 결과 검토 의견'이라는 문건입니다.
당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국회 보고를 앞두고 신군부가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검시한 사망자는 총 165명인데 일부 시신에 페인트 칠을 해 신원 파악을 곤란케 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시신의 모습이나 사인이 알려질 경우, 잔혹한 참상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이를 감추려고 한 게 아니냔 분석입니다.
특히 신원 파악을 힘들게 한 점에 비춰, 당시 희생자가 군 발표보다 더 있었을 가능성도 나옵니다.
피해자들의 증언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홍금숙/5·18민주화운동 피해자 : 우리 엄마가 나 죽은 줄 알고 찾으러 다녔는데, 누가 산에 시체가 있다고 해서 갔더니 파란 페인트로 알아보지도 못하게 얼굴에 칠해놨더래요, 시체에다가.]
문건에는 또 시신 형태도 비교적 상세히 적혀있습니다.
총알 8발이 관통했고, 19세 여성이 칼에 찔린 후 총알 2발을 더 맞았다는 등의 내용입니다.
사인의 경우 "머리뼈 함몰 후 총상, 후면의 총상" 등으로 봐서 공수부대의 방어 살인이 아니라 고의적 악질적 의도를 나타낸다는 의견도 달렸습니다.
그런데 이 문건의 첫 머리에는 국회 자료 제출에 문제점이 있다고 쓰여 있습니다.
5·18 당시 참상이 적나라하게 적혀 있어 공개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었고, 결국 이 문건은 국회에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영상편집 : 김황주)